[ACC 2023] 와파린 치료 시 INR 정상범위 2.0~3.0 권고
전남대병원 이기홍 교수팀, INR 1.6~2.6 목표 치료 시 예후 '비열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와파린을 복용하는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국제표준화수치(Internatinal normalized ratio, INR) 범위 조정 필요성에 힘을 싣는 근거가 제시됐다.

와파린 치료 시 혈액 응고수치인 INR의 일반적 정상범위는 2.0~3.0이다. 그러나 국내 심방세동 환자를 조사한 결과, INR 1.6~2.6 범위를 유지하며 와파린을 투약해도 정상범위 대비 임상 예후가 비열등했다.

전남대병원 이기홍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시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 포스터로 발표됐다.

최근 임상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가 많이 처방되고 있으나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도 존재한다. 이들은 혈액검사를 통해 INR을 모니터링하며 수치에 따라 와파린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인을 INR 2.0~3.0 범위로 조절할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실제 이 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된다. 이에 일본에서는 고령 심방세동 환자의 INR 목표범위를 1.6~2.6으로 권고한다. 

이번 연구는 와파린 치료 시 INR 1.6~2.6을 목표로 한 저강도 항응고요법군(저강도군)과 2.0~3.0으로 조정한 표준강도 항응고요법군(표준강도군)의 임상 예후를 비교하는 무작위 오픈라벨 연구로 진행됐다. 

2017년 1월~2019년 12월 뇌졸중 위험인자를 최소 1개 가진 국내 심방세동 환자 616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저강도군과 표준강도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등록 당시 두 군 간 특징은 비슷했다.

연구에서는 표준강도군 대비 저강도군의 비열등성을 평가했다. 임상 예후에 대한 1차 목표점은 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출혈, 사망 등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1.8년(중앙값) 동안 INR(중앙값)은 표준강도군이 2.19로 저강도군 2.07과 비교해 의미 있게 높았다(P=0.02). 치료구간 내 시간(time in therapeutic range)은 두 군이 비슷했다.

분석 결과, 연간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저강도군 1.55%, 표준강도군 2.46%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저강도군에서 38% 낮은 경향을 보였다(HR 0.62; 95% CI 0.22~1.74). 이는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고 우월성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P for non-inferiority<0.001; P for superiority=0.365).

연간 새로운 뇌졸중 발생률은 저강도군 0.52%(2명), 표준강도군 1.23%(5명)였고, 저강도군은 비열등성 기준을 달성했다(HR 0.42; 95% CI 0.08~2.17; P for non-inferiority<0.001; P for superiority=0.297).

연간 주요 출혈 발생률은 저강도군 0.88%(4명), 표준강도군 1.23%(5명)였고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비열등성 기준만 충족했다(HR 0.84; 95% CI 0.22~3.17; P for non-inferiority<0.001; P for superiority=0.796).

이 연구팀은 포스터를 통해 "국내 심방세동 환자 중 INR 1.6~2.6 범위를 목표로 와파린을 복용한 저강도군은 INR 2.0~3.0 범위인 표준강도군과 비교해 비열등했다"며 "또 뇌졸중, 주요 출혈 등 위험 감소 정도는 INR 목표범위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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