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규모 2026년 약 400조로 성장 가능성
고가, 경쟁자 부재로 영업익 확대도 가능...’돈되는 사업’
대웅∙종근당 등 전통제약사뿐만 아니라 바이오 벤처도 참전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희귀의약품 개발 의지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희귀질환 영역은 환자 수가 적어 매출 규모 성장에 한계가 있지만, 성공하면 혁신신약으로 자리할 수 있으며 수익구조까지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성분명 이두설파제-베타)가 지난해 7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 희귀질환에 앞다퉈 진출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 전통제약사뿐만 아니라 메드펙토와 같은 바이오 벤처 업계도 신약후보물질 임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사, 희귀의약품 혜택 높은 미국부터 공략

희귀질환 환자는 만성질환이나 암 등에 비해 수는 적지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6년 2800억달러(약 40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GC녹십자가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를 통해 지난해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일반 신약 대비 개발 성공률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의 임상1상부터 허가승인까지 개발 성공률은 17%로, 비희귀의약품의 성공률(5.9%) 대비 3배가량 높다.

임상 비용도 2억 4200만달러로, 4억 8900만달러인 비희귀의약품의 절반 수준이다. 

또 정부 측 지원도 뒤따른다. 미국은 일반 신약의 시장 독점 기한은 5년이지만 희귀의약품은 7년을 보장해 준다. 개발 지원과 함께 감세 혜택도 주어진다.

반면 국내에선 희귀의약품 시장 독점권은 4년이다. 심사신청 수수료 감면, 우선심사제도 적용 등의 혜택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혜택의 폭이 적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희귀의약품 지원 혜택이 더 많은 미국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대웅제약 베르시포신(특발성폐섬유증), 종근당 CKD-510(샤르코마리투스), 한미약품 LAPS Triple agonist(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은 모두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 획득에 성공했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해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DA는 베르시포로신을 2019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으며, 대웅제약은 미국 및 한국에서 다국가 임상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의 유럽 임상2상을 준비 중이다. 

해당 희귀질환은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고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운데 세계적으로 아직 품목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없다. 

종근당은 2020년 3월 FDA으로부터 CKD-510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다. 

한미약품 LAPS Triple agonist(국제일반명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바이오 혁신신약이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다중 약리학적 효과를 토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 지방간과 간 염증, 간 섬유화 등 복합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DA는 2020년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한미약품은 생검으로 확인된 NASH 및 간 섬유화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임상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FDA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원발 담즙성 담관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 섬유증 등 적응증으로 총 6건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중 가장 많은 희귀의약품 지정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바이오 벤처도 희귀의약품 개발에 참전

메드팩토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백토서팁은 지난 2021년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췌장암 치료를 위한 백토서팁과 '5FU/LV/오니바이드'의 병용 요법에 대해서다.

백토서팁과 암 치료를 병용하는 요법이 FDA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것은 위암 치료를 위한 화학항암제 파클리탁셀과의 병용 요법에 이어 두 번째다.

다양한 적응증을 실험 중인 메드팩토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골육종 치료와 관련한 백토서팁의 국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HLB테라퓨틱스는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RGN-259’을 개발 중이다. NK는 각막의 감각이 감소해 천공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ReGenTree)를 통해 개발 중인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에 대한 두 번째 임상3상(SEER-2)을 진행하기 위해 FDA에 임상 프로토콜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기존 치료제인 이탈리아 돔페(Dompe) 옥서베이트(Oxervate) 대비 낮은 가격, 짧은 치료기간(4주치료)을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후보물질은 FDA로부터 NK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 16일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국제일반명 울레니스타맙)이 FDA 패스트트랙 대상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치료표적 물질인 PAUF 단백질 인자를 중화해 췌장암을 치료하는 PBP1510의 임상을 진행해왔다. 해당 후보물질은 지난 2020년 FDA, EMA,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밖에 아이디언스 베나다파립(위암, 2022년), 지아이이노베이션 GI-101(메르켈세포암, 2022년), 엠투엔 PCLX-011(급성골수성백혈병, 2022년), 유틸렉스 EU204(NK·T세포림프종, 2022년) 등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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