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없는 벤처사, IPO 지연 및 투자 막히며 재무 악화
뉴지랩파마∙셀리버리∙에스디생명공학 등은 상장폐지 위기
정부 지원 절실한 업계...’구체적 실행 방안 나와야’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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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기업공개(IPO), 투자유치, 기술이전 실패 삼중고를 겪는 제약바이오 벤처 회사들의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는 자체 매출 없이 외부 조달 자금으로 수년간 연구개발(R&D)을 진행해야 하지만 2년 여 가까이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IPO다. 다만, IPO도 최근 몇 년간 금리가 오르고 바이오기업의 IPO 문턱이 높아져 그 시기를 뒤로 미루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조 단위 IPO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당초 계획했던 희망공모가 보다 38%가량 낮은 가격인 1만 3000원으로 상장을 결정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당초 공모가 희망가격을 1만 6000~2만 1000원으로 제시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82.77%(466곳)는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공모금액은 26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861억원으로 상장 예정일은 30일이다. 또 주가 급락 여파로 전환사채 상환 요청 및 상장폐지에 직면한 기업도 발생하고 있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리버리는 코스닥 상장 5년 만에 상장 폐지가 거론되고 있다. 해당 회사는 2018년 ‘성장성 특례 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한때 10만원 대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감사 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수령하게 된 상황이다.

신규 항암제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기대를 모았던 뉴지랩파마 역시 지난 15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이 거절돼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결산일 기준 활동에 대한 운영 평가 결과 미제공과 재무제표 작성 및 보고와 관련된 통제활동 미흡, 전환사채 발생과 상환 및 법인인감 관리 등과 관련된 적합한 통제절차 미운영 등이 사유다.

이에 바이오 벤처 업계는 정부의 절실한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정책이 업계에 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24일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 신약 2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50위권 제약사 3개를 육성하는 등의 방안을 담은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또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의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전략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특히 바이오 벤처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IPO 활성화 등 벤처 활성화 지원 방안이 빠져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임상2상부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시장에서 초기 임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들은 도산 직전"이라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 벤처를 위한 세심한 정부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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