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주도하는 케이캡∙카나브∙제미글로
올리타∙리아백스 시장 이탈…자보란테는 하락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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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기대를 모았던 국산 신약의 희비가 엇갈렸다.

2021년 출시한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대웅제약의 펙수클루(펙수프라잔)가 출시 후 기대 이상의 매출을 선보이고 있다.

또 케이캡(테고프라잔), 카나브(피마사르탄),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등도 매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산 신약 허가 제품 총 34개 중 매출 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이 7개에 달했다. 다만, 효과∙효능이 부족하거나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자친 철수, 허가 취소된 의약품의 개수도 10개 이상이 돼 3분의 1가량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케이캡∙카나브∙제미글로 성장세 거듭

지난해 생산·수입실적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래 의약품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25조를 돌파했다.

2021년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5조 3932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23조 1722억원)보다 9.6%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승인받은 전문의약품 15947품목의 생산실적은 19조 3759억원으로 2020년 17조 857억원 보다 8.6% 증가했다.

특히 이 같은 생산실적에는 제네릭, 개량신약뿐만 아니라 ‘국산 신약’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국산 신약 30호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출시 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도 시장에 다양한 조합,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음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00억원에 달한다.

2013년 7월 허가받은 종근당의 듀비에(로베글리타존)는 발매 2년째 만에 생산실적 100억원을 돌파하며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특히 해당 시장에는 경쟁자가 없어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도 3제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어 경쟁이 점입가경이 되있는 가운데, 국산 신약 19호 LG화학의 DPP-4 억제제 제미글로는 선전하고 있다. 출시 후 꾸준히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계열 신약 26호 동아에스티의 슈가논(에보글립틴)도 마찬가지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또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일라프라졸)은 지난해 2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의 등장에도 성장세를 보였으며, 동아에스티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유데나필)는 지난 3년간 꾸준히 6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선플라∙올리타 시장 이탈…자보란테는 부진

SK케미칼은 지난 1999년 국산 신약 1호 위암 치료제 선플라(헵타플라틴)를 출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이끌어 냈다. 

선플라는 백금화학 기반 항암제로서 시스플라틴보다 효과를 보이며 카보플라틴보다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을 무기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10년 뒤 선플라는 시장에서 부진한 매출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다. SK케미칼은 해당 의약품을 2009년 생산 중단했다.

선플라의 시장 이탈에도 SK케미칼은 국산 13호 신약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미로데나필), 필름형으로 제형을 변경한 후속작 엠빅스에스(미로데나필)를 출시하며 약진하고 있다. 엠빅스와 엠빅스에스 매출은 지난 3년간 약 5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젬백스앤카엘 자회사인 삼성제약이 허가권을 보유 중인 항암제 리아백스(테르토모타이드)는 지난 2014년 췌장암 치료를 위한 국산 신약 21호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다만 삼성제약은 조건부 허가 이후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추가 결과보고서를 식약처와 논의한 기일 내에 제출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2020년 8월 25일 품목 허가 취소됐다.

국산 27호 신약 한미약품의 폐암 치료제 올리타(올무티닙)는 시장에서 자진 철수했다. 국내에서 임상2상 후 조건부 허가를 받은 지 6년 만이다. 특히 올리타는 지난 9월 급여목록에서도 삭제됐다.

출시 첫해 1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세를 달리고 있던 유한양행의 위장약 레바넥스(레바프라잔)의 매출은 계속 하락세다. 레바넥스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와 다른 위산펌프 길항제(APA)로 시장의 관심도를 높였지만, 경쟁품 출시, 해외 진출 실패 등으로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

동화약품의 자보란테(자보플록사신) 역시 국내 출시 이후 시장 반응이 좋지 않은 편이다. 지난 3년간 매출액이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지난 2018년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획득성 폐렴 적응증 임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성공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편, 국산 29호 신약으로 등재됐다 임상 허위 자료 제출 등으로 인해 허가가 취소됐던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는 다시 임상 재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7년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국내 허가 이후 미국 임상3상을 진행하는 등 주식시장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관절 세포로 알려졌던 주 세포가 신장 세포로 확인되면서 성분 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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