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미충족 수요 존재..근본 원인 타깃 어려워
한올, 임상3상 진행 중…대웅∙LG∙이노엔 등도 개발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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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자가면역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신약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자가면역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어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난치성 질환이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면역억제제 등의 부작용 측면,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치료제는 나와 있지 않아 신약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LG화학, HK이노엔 등이 개발에 뛰어든 상황. 자가면역질환은 전신에 나타나고 있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면 First-In-Class 약제로 등극할 수 있기에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면역억제제 장기 투여 안전성은 물음표

자가면역질환은 인체 내부의 면역체계가 세균, 바이러스 등의 외부 항원이 아닌 인체 내부의 정상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해 이를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해당 질환은 모든 세포가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하고 특정 장기의 세포만 파괴하기도 한다. 또 류마티스 질환처럼 특정 부위를 선택적으로 침범하는 등 이와 연관된 질환이 1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발병 원인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아 근본적 원인을 타깃하는 치료제는 없고 특정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들만 개발 돼 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치료제는 신체의 면역체계 활성을 줄이거나 억제하기 위한 면역억제제 계열로 스테로이드, 세포증식 억제제, 항체 제제, 이뮤노필린에 작용하는 약물, 미코페놀레이트, 종양괴사인자(TNF-α) 저해제 등이 있다.

특히 대표적 면역억제제로 애브비의 휴미라, 사노피의 듀피젠트 등이다. 해당 약물들은 각각 류마티스, 아토피 질환에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여, 출시 이후 블록버스터 약물 지위 등극까지 오랜기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휴미라와 듀피젠트의 2021년 매출은 911억원, 772억원을 기록했다. 

두 약제 모두 기존 치료제 대비 치료 효과는 높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으로 인해 매출은 수직상승했다. 다만,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전성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달려 있어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신약 필요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사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 도전 잇달아

자가면역질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LG화학은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LC510255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아토피 피부염 치료 관련으로 국내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과민성 면역기능 조절 단백질인 스핑고신-1-인산 수용체-1(S1P1) 발현을 촉진시키는 경구용 제제로, 임상1상을 통해 과면역 반응 억제, S1P1에 대한 선택적 작용 등이 확인됐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4월 중국 트랜스테라 바이오사이언스에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후보물질을 통해 트랜스테라는 작년 말 궤양성대장염 임상2상, 올해 초 아토피 치료 관련 임상2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은 온코빅스와 자가면역질환 신약 공동 개발에 나섰다. 

최근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은 두 기업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도출과 합성 연구 수행, 후보물질의 평가·검증·상용화를 나눠 진행한다. 특히 HK이노엔은 JAK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IND를 승인받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의 미국 임상1상을 진행한다. 

DWP213388은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경구용 치료제다. 일반적으로 B세포 또는 T세포 하나만의 저해에 국한돼 있는 기존 치료제와는 달리 DWP213388은 B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표적 저해제인 것이 특징이다. 

대웅제약은 전임상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해 이번 임상1상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특성을 확인해 임상2상 진입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자가면역질환치료제 IMVT-1401를 갖고 중증근무력증 임상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와 함께 진행한다.

이번 임상3상은 다국가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18개국에서 총 2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IMVT-1401와 위약을 12주간 투여해 중증근무력증의 빠른 증상 개선을 유도한 후, IMVT-1401 저용량(340㎎)을 투약, 치료 유지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선 지난 6월 중증근무력증 임상3상을 개시했고, 최근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과 그레이브스병 적응증을 추가했다. 중국에선 파트너사인 하버바이오메드가 작년 9월 중증근무력증 임상3상을 시작했으며, 이르면 올해 말 신약허가신청(BLA)을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중국에서 진행한 임상2상에서 1차 목표점인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MG-ADL)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p=0.043). 

한편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뮤노반트는 최근 모회사인 로이반트의 투자자 행사를 통해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의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IMVT-1402 역시 한올이 개발해 이뮤노반트의 모회사인 로이반트에 라이센스 아웃한 물질이다.

해당 회사는 차세대 FcRn 항체인 IMVT-1402를 기존의 IMVT-1401과 병행 개발한다. 기존 개발되고 있던 IMVT-1401은 상용화 계획에 맞춰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고, IMVT-1402의 임상1상을 내년 초 시작해 같은 해 초기 데이터를 확보하다는 계획이다.

한 졔약업계 관계자는 "특정 질환을 타깃하는 기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며 "자가면역질환 신약의 효능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어야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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