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CP·KSCVP·KSCP 국제학술대회 23~25일 개최
DOAC 임상3상에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 제외…가이드라인 비권고
김주연 교수 "논란 있는 연구 결과 발표…릭시아나 이용한 오픈라벨 RCT 진행 중"

▲삼성서울병원 김주연 교수는 23~25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국제심혈관약물치료학회(ISCP)·대한심혈관약물치료학회(KSCVP)·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KSCP) 국제학술대회에서 'Will DOACs find the role in mitral stenosis and atrial fibril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김주연 교수는 23~25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국제심혈관약물치료학회(ISCP)·대한심혈관약물치료학회(KSCVP)·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KSCP) 국제학술대회에서 'Will DOACs find the role in mitral stenosis and atrial fibril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승모판막 협착증이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가 넘지 못한 산으로 남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DOAC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았지만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사용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DOAC을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권고하지 않는다.

이에 학계에서는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DOAC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결과에 따라 DOAC 활용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김주연 교수(순환기내과)는 23~25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국제심혈관약물치료학회(ISCP)·대한심혈관약물치료학회(KSCVP)·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KSCP) 국제학술대회에서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DOAC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응고제 필요

2007~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분석한 국내 승모판막 협착증 유병률과 발생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와파린 등 비타민K 길항제(VKA) 사용이 늘면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의 연간 뇌내출혈 발생률은 증가했지만 뇌졸중 발생률은 정체된 흐름이다(Heart 2020;106(10):746~750).

이에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효과적인 항응고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는 혈전 발생 위험이 높고 환자 수도 적어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DOAC 임상3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인공판막을 이식받았거나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DOAC이 아닌 VKA를 권고한다. 

김 교수는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20배 높다"며 "그러나 대부분 무작위 연구에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가 제외돼 이들에게 DOAC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 대상 임상연구 결과 혼재

▲삼성서울병원 김주연 교수.
▲삼성서울병원 김주연 교수.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DOAC을 사용할 수 있을지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2019년 국내 연구팀이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심평원 데이터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 결과, DOAC을 복용한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와파린으로 치료받은 이들보다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이 낮았다.

두개내출혈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DOAC 투약 시 낮은 경향을 보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DOAC 복용 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J Am Coll Cardiol 2019;73(10):1123~1131).

하지만 이 연구는 후향적으로 진행됐고 경도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도 포함돼, DOAC 사용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지난해 발표된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의 선행 무작위 임상연구인 RISE-MS는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모집해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이뤄져야 함을 시사했다(Int J Cardiol 2022:356:83~86).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자렐토와 와파린을 비교한 결과, 1년 추적관찰 동안 증상성 허혈성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사례는 없었고 주요 출혈도 보고되지 않았다. 

추적관찰 동안 두 치료군 모두 좌심방이의 혈전증이 증가하는 심초음파 징후가 18.2%에게서 나타났다. 뇌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허혈 발생률은 자렐토군 13.3%, 와파린군 17.6%였다.

그러나 이 연구도 소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보고된 사건이 적어 우월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공개된 INVICTUS 무작위 오픈라벨 비열등성 연구는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DOAC을 사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연구는 심초음파에서 류마티스성 심질환이 확인됐고 심방세동을 동반하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자렐토와 VKA를 비교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은 판막면적이 2㎠ 이하인 승모판막막 협착증, 좌심방내 자발에코양상(left atrial spontaneous echo contrast) 또는 혈전 확인, CHA2DS2-VASc 점수 2점 이상 등으로 정의했다. 연구에는 승모판막치환술을 받은 환자가 3.4%,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가 약 82%를 차지했다. 

연구 결과, 자렐토를 복용한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는 뇌졸중, 전신색전증, 사망 등 위험이 VKA를 투약한 이들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주요 출혈 위험은 치료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그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DOAC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DOAC의 효과를 포함해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릭시아나 vs 와파린, 국내 연구자 주도 ERTEMIS 임상2상 진행 중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릭시아나(에독사반)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와파린과 비교하는 ERTEMIS 다기관 무작위 오픈라벨 연구자 주도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전체 환자군은 릭시아나군 또는 와파린군에 무작위 배정돼 치료받는다. 1차 목표점은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등 발생이며, 안전성은 주요 출혈로 확인한다. 

그는 "현재 릭시아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오픈라벨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승모판막 협착증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릭시아나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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