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이어 외래경험평가 확대 방향, 의료계는 불만
'환자권리보장' 영역 하락세, 의료기관별로 차별점 살핀다

출처 : 한양대병원
출처 : 한양대병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정부가 환자경험평가 실시 의료기관 확대 방향성을 재확인하며, 내년에는 외래경험평가를 위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총 359개 기관, 퇴원 환자 39만 87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차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률은 14.6%로 5만 8000여명이 응답했다.

3차 환자경험평가에서는 300병상 미만 전체 종합병원까지 포함했으며. 향후 병의원과 외래경험평가도 단계적 확대할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내과의사회, 가정의학과의사회 등은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환자경험평가가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평가 문항 △낮은 응답률로 인한 평가 대표성 부족 △병의원 및 외래경험평가 확대에 대한 부담 △의료기관의 줄세우기 등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자권리보장' 영역 점수는 3번의 평가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권리보장에는 △공평한 대우 △불만제기 용이성 △치료결정과정 참여기회 △수치감 관련 배려 등이 속한다.

내과의사회는 "이 영역에는 다른 환자와 비교해 공평한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는데, 환자들이 진료 이외의 상황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 평가의 객관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도 "환자가 치료과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 오해가 발생할 수 있어 환자권리보장점수가 낮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유난히 낮은 환자권리보장 점수 "개선 기관 차별적 활동 파악"

4차 평가 앞두고 연구 중...조사방법과 문항 등 전반적 검토

심평원도 다른 영역에 비해 환자권리보장 점수가 낮은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가실 관계자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점수가 떨어진 것이 아니고, 일부 개선된 곳도 있다. 개선된 의료기관에서는 어떤 차별적 활동을 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차까지 거치며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노력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환자권리보장 영역이 하락하는 이유는 환자의 니즈가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중·예의 등 문항으로 의료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격화된 문항 설계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호사와 의사 영역에서 '담당 의사는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습니까' 등  문항이 같지만 의사 영역 점수가 더 높다고도 강조했다.

평가실 관계자는 "환자경험이라는 영역이 많을 수 있지만 의료진과 환자가 영향력을 주고 받아야 한다"며 "존중과 예의라는 단어 때문에 의료계가 민감해하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이 항목은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 중이며, 문항 개발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평가는 지표를 개발하는 단계부터 학회, 의료계와 함께하고 있다. 지표 확정 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도 있고 앞으로도 의견을 많이 들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병원 및 의원급, 외래 환자경험평가 확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문항을 수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평가실 관계자는 "외래경험평가를 도입하려면 외래용 설문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내년에 연구를 의뢰할 것"이라며 "설문지를 개발하고 파일럿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상 의료기관 확대라는 방향성은 맞다. 환자경험평가가 환자중심성을 중요시해 시작했기 때문에 입원환자뿐만 아니라 외래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할 4차 환자경험평가에 모바일 기반 웹조사 방식의 도입 가능성 등을 포함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평가실 관계자는 "연구를 하다보면 조사방법 변경은 물론 평가문항과 표현을 재검토할 여지는 있을 수 있다. 다만 영역 자체에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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