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뜰까] 바이엘 만성 심부전 치료제 '베르쿠보'
sGC 촉진 통해 심근과 혈관기능 개선
좌심실 박출률 45% 미만 환자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2002년 0.77%에 불과했던 심부전 환자는 2040년 3.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부전은 심장이 전신 순환을 통해 신체가 요구하는 혈액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해 쇠약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심혈관질환의 최종 합병증이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로 증상이 완화되긴 하지만, 많은 경우 심장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악화된다. 악화된 심부전은 노년층의 주요 입원 원인일뿐 아니라 재입원, 사망 위험도 높인다.

실제로 심부전 악화를 경험한 환자 중 56%는 30일 이내에 재입원하며, 5명 중 1명은 2년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진료 현장에서는 기존 약물을 비롯해 ARNi, SGLT-2 억제제까지 사용되고 있지만, 만성 심부전은 재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아 새로운 기전의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

이런 가운데 바이엘의 새로운 기전의 만성 심부전 치료제 베르쿠보(성분명 베르시구앗)가 국내 허가를 획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외래정맥용 이뇨제 투여를 경험한 좌심실 박출률(LVEF) 45% 미만 증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 치료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베르쿠보는 세포내 고리형 일인산 구아노산(cGMP)의 합성을 촉진하는 수용성 구아닐산 고리화 효소(sGC) 촉진제 계열 중 처음으로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승인됐다.

심근 및 혈관 기능장애로 인해 활성화되는 신경-호르몬 계통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방식의 기존 ACE 억제제나 베타블로커와 달리 cGMP 합성을 촉진하기 위해 sGC를 직접 자극해 심근 및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베르쿠보는 이 같은 새로운 기전을 바탕으로 기존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효과가 없었던 고위험군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증상성 만성 심부전이 있고, 심부전 사건 악화 후 LVEF 45% 미만 성인 환자 50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VICTORIA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8개월(중앙값) 동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 위험은 위약군보다 10% 낮았다(HR 0.90; 95% CI 0.82~0.98; p=0.02).

베르쿠보는 4.2%의 연간 절대위험감소율을 보였는데, 연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절대위험감소율은 3.2%로 나타났다.

아울러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에서는 베르쿠보 투여군이 위약군에 비해 10%의 위험성 감소를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증상성 저혈압의 경우 베르쿠보 투여군이 9.1%, 위약군이 7.9%로 보고됐으나 전번적인 이상반응 발생 빈도는 두 군이 유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해 발표한 만성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 베르쿠보를 ACE 억제제, 베타블로커, MRA로 치료했음에도 심부전이 악화된 NYHA Class II-IV 등급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편, 바이엘코리아는 국내 고위험성 만성 심부전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질환 인식 향상과 함게 베르쿠보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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