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체 개발 톡신 제제들, 치료 목적 적응증 확대 중
치료용 톡신 제제, 다양환 질환에서 또 다른 치료 옵션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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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주름 개선하려고 맞는 보톡스요? 그걸로 편두통 치료가 되나요?

만성편두통과 방광염에 시달리는 한 환자는 치료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변신이 시작되고 있다. 미용 측면으로만 고려됐던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근육경직, 다한증, 방광기능장애, 만성편두통 등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늘고 있다.

미국은 전체 시장의 60%가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미용 목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업계는 과포화된 미용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매출 확대 기회,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질환 치료에 있어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치료용 적응증 확대에 나서고 있다.

① 치료제로 진화하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② 보툴리눔톡신, 본래 영역 되찾다

휴젤 보툴렉스, 치료 목적 적응증 확대 중

휴젤은 보툴렉스의 적응증 확대를 진행 중이다.

보툴렉스는 현재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 뇌성마비 환자 경직, 눈꺼풀 경련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 이에 더해 과민성 방광, 경부근 긴장, 양성교근비대증 등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휴젤 관계자는 “미용 목적 보툴리눔톡신 국내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라며 “환자 인식 개선을 통해 보툴리눔톡신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등 저변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앨러간의 보톡스는 눈꺼풀 경련, 소아뇌성마비 환자 경직, 경부근 긴장이상, 겨드랑이 다한증,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방광기능장애, 만성편두통 등 다양한 질환에서 활용도가 높다.

갈더마의 디스포트는 눈꺼풀 경련, 반측안면경련, 경성사성,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뇌성마비 환자 경직 등에 승인 받아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른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들은 어떨까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앨러간 보톡스와 같은 적응증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눈꺼풀 경련 등 치료 목적 적응증을 확보했다. 

대웅제약은 상지근육 경직 성인 환자 197명 대상으로 나보타 투여군과 대조군에 1:1 무작위 배정해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치료 4주차 손목굴근 근긴장도 평가(MAS)에서 나보타 투여군은 대조군인 보톡스 대비 비열등함을 보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2차 목표점인 4주, 8주, 12주 후 상지굴근에서 근긴장도 평가 결과 또한 대조군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또 상지 위치, 손 위생에 대한 장애정도평가(DAS)에서도 투여 전에 비해 유의미한 개선을 가져왔다.

12주차 평가 대상자 및 환자 보호자의 전반적 개선도 평가(GAS) 결과에서도 나보타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약물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항체 형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만성삽화성 편두통 및 경부근 긴장에 관한 임상2상을 진행하는 등 더 많은 치료 목적 적응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메디톡스는 눈꺼풀 경련, 경부근긴장이상,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등 치료 목적 적응증을 확보했다.

현재는 만성편두통, 다한증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외 휴온스, 종근당바이오 등도 치료 목적 적응증 추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시장 확대를 위해 치료 목적 적응증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발 업체들이 환자 수가 많은 질환에 우선순위를 두고 적응증을 개발하기 때문에 회사별로 확보한 적응증이 유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용 톡신 제제, 다양한 질환 치료 옵션

국내외 업계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치료 목적 적응증 확대가 활발해지면서, 질병 치료라는 본래 영역을 되찾아가고 있다.

실제 2005년 9월 1일 급여 혜택이 적용된 소아 뇌성마비를 비롯해 방광기능장애,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등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다양한 질환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 중 하나가 됐고 치료율도 높은 편이다. 특히 국소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서는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경구용 제제에 비해 더 유용할 수 있다.

보툴리눔톡신은 주사한 근육에 국소적 근마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 반해, 경구제는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근육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게 어렵다. 이에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보톡스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신경계뿐만 아니라 방광보톡스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보툴리눔톡신 제제 치료법 교육에 나섰다.

강남성심병원도 편두통보톡스 클리닉 등을 운영하며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통한 전문적인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치료 목적 사용이 지속 증가하면서 질환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이 될 전망이다.

이에 인식 개선을 통해 다양한 질환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개원의는 “현재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치료용보다는 미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부작용과 효능에 대한 장기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다양한 질환에서 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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