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올루미언트 원형탈모 적응증 승인
콘서트파마 CTP-543·화이자 리틀레시티닙 '주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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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계열 약물이 원형탈모 치료제로서의 변신이 시작되고 있다.

최근 일라이 릴리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승인을 권고 받았다.

이로써 자가면역질환에서 근거를 쌓아왔던 JAK 억제제가 뚜렷한 치료제가 없었던 원형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대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루미언트, 원형탈모 적응증 확대 청신호

최근 EMA CHMP는 올루미언트에 대한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승인을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CHMP의 승인 권고는 2~3개월 안에 정식 승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HMP의 이번 승인 권고 결정은 JAK 억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원형탈모 치료 혜택을 인정한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MA CHMP의 이번 결정은 임상3상 BRAVE-AA1, BRAVE-AA2 연구 결과가 기반이다.이 연구는 지난 3월 열린 미국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AAD 2022)에서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올루미언트 투여받은 중증 원형탈모 환자는 36주 치료기간에 유의미한 모발 재성장이 나타났다. 두 연구에서는 원형탈모 중증도 평가도구(SALT) 점수가 50점 이상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가 각각 654명, 546명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1일 1회 올루미언트 4mg 또는 2mg 투여군과 위약군에 3:2:2 무작위 배정됐다. 등록 당시 전체 환자군의 평균 SALT 점수는 85.5점이었다.

연구팀은 1차 목표점은 SALT 점수 20점 이하로 전체 두피의 80% 이상에서 모발 재성장이 나타는 경우로 정했다.

연구 결과, BRAVE-AA1 연구에서 올루미언트 4mg 투여군 35.2%, 2mg 투여군 21.7%가 SALT 점수 20점 이하에 도달했다. 반면 위약군은 5.3%에 그쳤다.

BRAVE-AA2 연구에서도 결과는 유사했다. 이 연구에서 SALT 점수 20점 이하 도달률은 올루미언트 4mg 투여군 32.5%, 2mg 투여군 17.3%였다. 위약군은 2.6%로 조사됐다.

두 연구에서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여드름, 상기도감염, 두통, 요로감염, 크레아티닌 키나제 수치 상승 등이었다.

릴리는 "올루미언트가 미충족 수요가 큰 원형탈모에서 성과를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올해 전 세계 허가 당국의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응증 넓히는 JAK 억제제...진입 앞둔 후발주자

JAK 억제제 후발주자들도 진입을 노리면서 원형탈모 치료제 선택지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콘서트파마슈티컬스는 원형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CTP-543의 임상3상 THRIVE-AA1 연구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CTP-543은 JAK1/2 억제제다.

이 연구는 18~65세 중등도~중증 성인 원형탈모 환자 706명을 대상으로 CTP-543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에는 SALT 50점 이상 환자가 등록됐다. 등록 당시 SALT 점수는 85.9점이었다. 연구팀은 CTP-543 8mg 1일 2회 투여군, 12mg 1일 2회 투여군,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치료 24주차 SALT 점수 20점 이하 달성 비율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CTP-543은 모든 용량에서 위약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환자의 두피 성장을 개선했다.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SALT 20점 이하 달성률은 12mg 투여군 41.5%, 8mg 투여군 29.6%로 나타났다. 위약군은 0.8%에 불과했다(p<0.0001).

이상반응은 모든 용량에서 두통, 여드름, 상기도감염, 크레아틴 키나제 수치 증가, 비인두염 등이 발생했다. 다만, 폐색전증이나 심부정맥 혈전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콘서트파마슈티컬즈는 또 하나의 임상3상인 THRIVE-AA2 연구 결과가 도출되는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 임상 결과는 올해 3분기 정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화이자는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리틀레시티닙의 원형탈모 적응증을 FDA에 신청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화이자는 리틀레시티닙의 임상2b/3상 ALLEGRO 연구 탑라인을 공개한 바 있다. 리틀리세티닙은 JAK과 간세포암에서 발현하는 티로신 인산화효소(TEC)를 동시 표적하는 기전이다.

리틀레시티닙은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은 바 있다.

이 연구는 12세 이상 원형탈모 환자 718명을 대상으로 리틀레시티닙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전두 탈모증, 보편성 탈모 환자를 포함해 SALT 50점 이상 탈모 환자가 참여했다. 환자들은 리틀레시티닙 10mg, 30mg, 50mg, 위약군에 각각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치료 24주차 SALT 점수 20점 이하 달성률이었다.

연구 결과, 치료 24주차에 리틀레시티닙 30mg 투여군과 50mg 투여군은 위약에 비해 SALT 20점 이하 도달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이전 연구와 유사했는데, 주로 발견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두통, 상기도 감염 등이었다. 주요 심혈관질환 사건(MACE), 사망, 감염 등은 없었다. 다만, 리틀레시티닙 50mg 투여군에서 폐색전증이 1건 발생했다.

ALLEGRO 연구의 최종 결과는 올해 하반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JAK 억제제의 변신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속도전이 붙을 전망이다.

우선 한국릴리는 올루미언트의 원형탈모 적응증 확대 신청은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적응증 확대를 위한 두 연구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는 만큼, 적응증 확대는 당연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화이자 리틀레시티닙도 신약 허가를 위한 연구에 한국인 18명이 포함돼 있어 국내 허가 신청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리틀레시티닙은 올루미언트와 달리 신약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올루미언트보다 늦게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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