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6주만에 생산 일시 중단...글로벌 임상연구도 중단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노바티스의 신약 제조 역량에 한계가 드러났다.

전립선암 게임체인져가 될 것이라 예상됐던 플루빅토(성분명 루테튬(177Lu) 비포타이드 테트라세탄/177Lu-PSMA-617)의 생산이 일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플루빅토의 생산 중단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지 6주만의 일로,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연구의 중단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FDA, 전립선암 최초 방사성리간드 치료제 승인

지난 3월 FDA는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표적 방사성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를 승인했다.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억제제와 탁산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플루빅토는 성인 전립선-특이 세포막항원(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다. 2018년 엔도사이트를 인수하며 확보한 약물이다.

플루빅토의 FDA 승인 기반은 임상3상 VISION 연구다.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 Michael J. Morris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831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은 mCRP+PSMA 양성이면서 적어도 한번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억제제와 1~2회 탁센으로 항암화학치료를 받은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표준치료+플루빅토 치료군과 표준치료군에 2:1 무작위 배정했다. 플루빅토 치료군은 6주마다 4사이클의 치료를 진행했고, 가능한 경우 6사이클까지 치료가 진행됐다. 

1차 목표점은 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율(rPFS)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은 객관적반응률(ORR), 질병조절률(DCR), 첫 번째 골격 부작용까지 시간(SSE)로 등이었다.

연구 결과, rPFS는 플루빅토 치료군이 8.7개월, 표준치료군이 3.4개월로 나타나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HR 0.40; P<0.001).

아울러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도 플루빅토 치료군은 15.3개월로, 표준치료군 1.3개월보다 길었다. 플루빅토 치료군은 표준치료군에 비해 사망 위험도 38% 낮췄다(HR 0.62; P<0.001).

2차 목표점 역시 플루빅토 치료군이 표준치료군에 비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자세히 보면 주요 2차 목표점 중 하나인 ORR은 플루빅토 치료군이 29.8%로 표준치료군 1.7%보다 앞섰고, DCR도 각각 89.0%, 66.7%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플루빅토는 안전한 것은 물론, 내약성이 우수하고 새로운 안전성 프로파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FDA 허가 당시 노바티스는 플루빅토가 최대 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와 함께 향후 몇년 동안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품질 문제로 생산 중단...'제조역량' 한계

하지만 노바티스는 플루빅토의 FDA 허가 6주 만에 제조 역량에 한계를 보였다. 제조 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확인돼 이탈리아 이브레아와 미국 뉴져지 밀번 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노바티스는 RNA 의약품,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와 함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를 핵심 기술 플랫폼으로 꼽은 바 있다. 

그러나 핵심 기술을 대표하는 제품에서 빈틈을 노출한 것이다. 이에 노바티스는 두 곳 모두에서 이전에 만들어진 약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게 위험 징후는 없다고 말했지만, 의료기관에 부작용 감시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임상연구에도 차질이 야기될 전망이다. 

현재 플루빅토는 국내 허가 전이지만, 전이성 호르몬 민감성 전립선암(mHSPC) 성인 환자에서 표준요법+플루빅토와 표준요법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3상 PSM Addition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에서 총 1126명이 모집된 이 연구에 한국인 30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 루타테라(루테튬(177Lu-옥소도트레오타이드)도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루타테라는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된 약물이다.

한편, 노바티스는 6주 안에 일부 공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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