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30일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개최
건보공단 분석, 잔여 콜레스테롤 높은 당뇨병 환자 MI·뇌졸중 위험 높아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 "특정 목표로 낮췄을 때 심혈관 혜택을 평가하는 연구 필요"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Remnant Cholesterol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Popu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에서 'Remnant Cholesterol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Popu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잔여 콜레스테롤(remnant cholesterol)이 LDL-콜레스테롤과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국외 연구에서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내분비내과)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 'Remnant Cholesterol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Popu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잔여 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PREDIMED, 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초과군 MACE 2.69배↑

잔여 콜레스테롤은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에서 운반되는 콜레스테롤로, 초저밀도 지단백(VLDL) 또는 중저밀도 지단백(IDL)으로 구성됐다. 총 콜레스테롤에서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것을 의미한다.

잔여 콜레스테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포함된 PREDIMED 연구를 바탕으로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심혈관질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은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LDL-콜레스테롤이 100mg/dL 이하면서 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초과군은 30mg/dL 이하군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2.69배 유의하게 높았다.

이와 함께 최대 15년 추적관찰을 진행한 덴마크 코펜하겐 종합인구 연구(CGPS)에서 잔여 콜레스테롤 1.5mmol/L 이상군은 0.5mmol/L 미만군 대비 위험이 △심근경색 4.2배 △말초동맥질환 4.8배 △허혈성 뇌졸중 1.8배 의미 있게 높았다.

또 최대 43년간 추적관찰한 코펜하겐 심장연구(CCHS)에서 잔여 콜레스테롤 1.5mmol/L 이상군은 0.5mmol/L 미만군과 비교해 △심근경색 2.6배 △말초동맥질환 4.9배 △허혈성 뇌졸중 2.1배 유의한 위험 증가가 나타났다. 

아울러 잔여 콜레스테롤은 전통적 위험인자인 LDL-콜레스테롤과 아포지단백B(ApoB)를 넘어 심혈관질환 예측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2형 당뇨병 환자, 잔여 콜레스테롤-심혈관질환 연관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
▲한림대 성심병원 허지혜 교수.

이 같은 보고에 따라 허 교수는 국내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잔여 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건보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2009~2012년 정기적 건강검진을 받았고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과거력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 195만 6000여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7.1년(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심근경색 5만 120건, 뇌졸중 7만 3231건이 발생했다.

교란요인을 보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시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보정한 교란요인에는 스타틴 또는 피브레이트 복용 등도 포함됐다.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사분위수군의 위험은 가장 낮은 사분위수군과 비교해 심근경색 1.281배, 뇌졸중 1.22배 의미 있게 높았다.

게다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인 100mg/dL 미만에 도달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를 바탕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식별할 수 있었다.

LDL-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미만군을 기준으로 LDL-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이상군의 심근경색 위험은 1.138배, 뇌졸중은 1.101배 유의하게 높았던 것. 

이와 함께 한국인 1차 예방 코호트에서도 LDL-콜레스테롤과 관계없이 높은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는 MACE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고 조사됐다. 

LDL-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군 중 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미만군과 비교해 30mg/dL 이상군의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은 유의하게 높았다.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따른 심근경색 위험 상승은 △40세 미만 △여성 △체질량지수(BMI) 25kg/㎡ 미만 △고혈압 없음 △대사증후군 없음 △피브레이트 비복용 △스타틴 비복용 등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이는 전통적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적게 가졌다면 많이 가진 이들보다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허 교수는 "잔여 콜레스테롤은 동맥벽 플라크 발생을 촉진하는 주요 죽종형성 작용제(atherogenic agent)로 간주된다"며 "향후 잔여 콜레스테롤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과 독립적으로 연관됐는지에 대한 기전을 규명해야 하고,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특정 목표로 낮추면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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