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DIMED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중성지방과 MACE 연관성 확인…LDL-C·HDL-C는 관련 없어
스페인 연구팀 "1차 예방에 LDL-C를 더 낮추는 것보다 잔여 콜레스테롤 관리가 좋을 수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LDL-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주요 위험인자다. 그런데 LDL-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하며, 잔여 콜레스테롤(remnant cholesterol)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포함된 PREDIMED 연구를 바탕으로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심혈관질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은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잔여 콜레스테롤은 초저밀도 지단백(very low-density lipoproteins, VLDL) 또는 중저밀도 지단백(intermediate-density lipoproteins, IDL)으로 구성됐으며, 총 콜레스테롤에서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을 제외한 것을 의미한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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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에 따라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중간 용량 이상의 스타틴을 투약하고 있다면 LDL-콜레스테롤을 추가로 조절하기보다는 잔여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LDL-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입증한 많은 근거가 쌓인 만큼, 이번 연구만으로 지질관리 전략이 크게 변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PREDIMED 연구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지중해식이가 저지방식이보다 효과적인지 평가한 연구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중성지방과 잔여 콜레스테롤 그리고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조사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돼 이번 분석에서 활용됐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거나 흡연, 고혈압,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3개 이상 가진 6901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7세, BMI는 30kg/㎡였고, 남성이 43%, 당뇨병 환자가 48.3%를 차지했다. 등록 당시 40.6%가 스타틴을, 3.8%가 피브레이트를 복용하고 있었다. 추적관찰 4.8년(중앙값) 동안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은 총 263명에게서 발생했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12월호에 실렸다(J Am Coll Cardiol 2020;76(23):2712~2724).

잔여 콜레스테롤 10mg/dL↑→MACE 위험 21%↑

최종 결과,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은 MACE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중성지방, 비HDL-콜레스테롤, 잔여 콜레스테롤 등은 MACE 위험을 높이는 지질로 지목됐다.

구체적으로 중성지방, 비HDL-콜레스테롤이 각 10mg/dL 증가하면 MACE 위험은 4%(aHR 1.04; 95% CI 1.02~1.06)와 5%(aHR 1.05; 95% CI 1.01~1.10) 상승했다.

특히 잔여 콜레스테롤이 10mg/dL 증가하면 MACE 위험은 21%(aHR 1.21, 95% CI 1.10~1.33)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된 경우 MACE 위험은 44% 높아졌다. 분석에서 정의한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은 중성지방이 150mg/dL를 초과하고 HDL-콜레스테롤이 남성은 40mg/dL 미만, 여성은 50mg/dL 미만인 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었다. 

LDL-C 조절돼도 잔여 콜레스테롤 높으면 MACE 위험↑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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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E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하는 잔여 콜레스테롤의 임계값(threshold)은 약 30mg/dL으로 정리됐다. 그 미만에서는 MACE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만 관찰됐다.

잔여 콜레스테롤 임계값과 LDL-콜레스테롤 치료목표를 토대로 MACE 위험을 분석한 결과, LDL-콜레스테롤 치료목표인 100mg/dL 이하 도달 여부와 관계없이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그 위험이 달라졌다.

LDL-콜레스테롤 100mg/dL 이하·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이하인 군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이 30mg/dL를 초과한 경우 LDL-콜레스테롤 100mg/dL 이하 또는 초과한 군의 MACE 위험은 각 2.69배와 1.89배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LDL-C 콜레스테롤 100mg/dL 초과·잔여 콜레스테롤 30mg/dL 이하인 군은 MACE 위험이 1.36배 높아지는 경향만 보이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IMIM(Hospital del Mar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Montserrat Fito 박사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심혈관질환 발생과 연관된 요인은 LDL-콜레스테롤이 아닌 중성지방과 잔여 콜레스테롤이었다"며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잔여 콜레스테롤은 MACE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PREDIMED 연구만으로 근거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따라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이 필요한 고위험군이라면 중성지방 또는 잔여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Fito 박사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군에 해당하지 않거나 이미 중간 용량 또는 고용량 스타틴으로 치료 중인 고위험군이라면, 중성지방 또는 잔여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것이 LDL-콜레스테롤을 더 낮추는 것보다 좋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중성지방 또는 잔여 콜레스테롤을 조절할 경우 PCSK9 억제제, 에제티미브 등을 투약하거나, 바세파(아이코사펜트 에틸), RNA를 이용한 안티센스 억제제(RNA-based antisense inhibitor) 등 새로운 치료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만으로 잔여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치료전략이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추는 것보다 더 큰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의 서호주대학 John Burnett 교수는 논평을 통해 "LDL-콜레스테롤을 고려하지 않고 잔여 콜레스테롤을 심혈관질환 위험의 예측인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만으로 심혈관질환 예측 및 치료에서 LDL-콜레스테롤의 역할을 확인한 수많은 연구 결과를 상쇄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Fito 박사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잔여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전략이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추는 것보다 우월한지에 대한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LDL-콜레스테롤 치료목표에 도달했을지라도 중성지방이 상승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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