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이 말기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달 병원 성당에서 병원 내 병원인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과 장기기증자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뇌사 장기기증자를 위한 위령미사'를 봉헌했다고 14일 밝혔다. . 

추모 미사에서 참석자들은 은평성모병원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 24명의 안식을 위해 기도했고 이후 장기이식병원에 설치된 '기억의 벽(Wall of Remembrance)'에 모여 기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성부원장 천만성 신부는 "죽음은 인간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이지만, 그런 절망 속에서 이뤄지는 장기기증은 죽음을 이겨내는 생명의 희망과 같다"며 "생명을 나눠준 분들과 그 생명으로 힘차게 살아가는 분들을 보며 우리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증자 가족은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과 얼마 지나지 않아 듣게 된 장기기증 권유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내 가족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아름다운 곳으로 떠났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며 "이식을 받은 분들이 떠나간 이의 몫까지 사랑을 나누며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란다. 마지막까지 진심어린 예우와 그리운 가족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은평성모병원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황정기 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장기기증자와 길고 어려운 기증의 과정을 함께한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장기기증과 이식 과정에서 기증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돌보는 진료를 시행하고 기증 후에도 최고의 예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의료진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은평성모병원은 장기기증자의 숭고한 나눔 정신을 기리고,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뇌사자 예우 프로그램을 마련해 장기기증 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