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장기이식병원으로 4일 개원식 열고 본격 진료 시작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집중…수혜자·공여자 함께 돌보는 치유환경 조성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4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에서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4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에서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故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는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개원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은 4일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개원식을 열고 본격 진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병원으로, 은평성모병원 본관 G층에 자리했다. △각막이식센터 △간이식센터 △소장·다장기이식센터 △신췌장이식센터 △심장이식센터 △폐이식센터 등 6개 이식센터를 갖추고 최상의 진료로 생명의 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장기이식병원은 △각막이식 안과 이현수 교수 △간이식 간담췌외과 김동구 교수,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소장·다장기이식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 소화기내과 김진수 교수 △신췌장이식 혈관이식외과 김미형 교수, 신장내과 최범순 교수 △심장이식 흉부외과 강준규 교수, 순환기내과 서석민 교수 △폐이식 흉부외과 최시영 교수, 호흡기내과 이상학 교수 등 각 이식 분야별로 권위를 가진 의료진을 배치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와 환자관리, 혈액형 불일치 등 면역학적 위험이 높은 고위험 이식을 위해 병리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 전담 의료진이 진료에 참여하는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가동한다. 

은평성모병원은 장기이식병원 개원을 통해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환자 돌봄 체계 강화 및 장기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공을 들였다. 

먼저 수혜자(이식환자)와 공여자(기증자)를 보다 안정적으로 돌보는 데 집중하기 위해 '수혜자·공여자 케어 프로그램'을 구축해 최적의 환자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이 프로그램에는 해당 의료진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약제팀, 영양팀, 사회사업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팀을 이뤄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트라우마 및 상실감 관리, 수술 후 재활과 운동, 면역억제제 등 복약 지도, 영양상태 평가와 식단 관리, 이식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 경제적 문제 등을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기념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기념관.

또 영성적 돌봄을 위해 환자와 기증자, 가족을 위한 기도와 상담 및 종교예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적과 사회적 지위, 종교를 초월한 생명 존중과 사랑나눔을 실천한다. 

국내 최초 장기이식병원 태동의 초석은 김수환 추기경이 실천한 사랑과 나눔에 있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 1990년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고 헌안 서약을 한 이후 2009년 2월 16일 안구를 기증하고 선종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남겨 그해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등록자가 18만 3000여 명으로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등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 연간 7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4만여 명에 이르지만 뇌사 기증자는 450여 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전 국민의 3% 수준으로, 미국 61%, 영국 38% 등 기증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다. 

은평성모병원은 장기기증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장기이식병원 내에 장기 및 조직기증 신청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하고 장기기증에 대한 상담과 신청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과 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황정기 장기이식병원장은 "장기이식 분야는 최고의 의학적 난이도와 견고한 팀워크, 최신 인프라를 요구하는 도전적 과업"이라면서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에게 남겨준 생명 존중 정신을 소중히 지켜내고 사랑나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장기이식 문화를 선도하는 월드클래스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는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이식 환자들에게는 새 생명의 기쁨을 주고 기증자들에게는 사랑 실천의 기쁨을 줄 수 있는 병원이 되길 바란다"며 "김수환 추기경의 고귀한 뜻이 우리 모두의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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