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 2013년부터 이식 기다린 40대 환자 성공적 수술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이 신췌장 동시이식 환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이 신췌장 동시이식 환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이 개원 후 첫 신췌장 동시이식에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신장내과 최범순·반태현 교수, 혈관이식외과 황정기·김미형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임지향·박미경 교수, 병리과 정은선·이영섭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정현식 교수, 장기이식병원운영팀)이 2013년부터 신췌장 동시이식을 기다려온 40대 환자에게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성공적으로 동시이식했다고 20일 밝혔다.

환자는 2010년부터 혈액 투석을 시작해 뇌사자 신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고, 1형 당뇨병에 의한 췌장기능 악화로 2013년에는 신췌장 동시이식을 등록하고 긴 투병 생활을 지속해왔다. 

2019년과 2021년에는 신췌장 동시이식 수혜자로 선정돼 은평성모병원에서 두 번의 수술을 준비했으나 기증자의 건강 상태 악화와 공여 장기 부적합으로 인해 수술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식 전 단계에서 시행하는 조직적합성 항체 선별검사 결과, 환자는 대부분 항원과 반응하는 항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나 이식 위험도 자체가 높은 '고감작(highly sensitized)' 상태였다. 고감작 상태란 환자가 가진 항체가 이식받은 장기에 작용해 급성거부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이식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고감작 상태를 고려해 이식 전 항체주사를 포함한 면역유도요법 적용 후 수술을 시행했지만, 이식 직후 급성거부반응이 나타나면서 계획보다 더 긴 입원 치료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수술 후 환자의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거부반응을 치료하기 위해 조직검사 및 공여자 특이 조직적합성 항체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더불어 강한 면역억제를 위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는 스테로이드 충격요법 및 10여 차례의 치료적 혈장교환술 시행, 면역글로블린 주사투여 등 체계적 환자 관리 시스템을 가동하며 회복을 도왔다.

이식 수술을 이끈 황정기 교수는 "현재 환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고, 혈당 수치도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긴 투병생활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이식 후 힘든 시간 속에서도 의료진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며 건강을 회복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숭고한 희생과 나눔 정신으로 말기 장기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한 기증자와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기증자 가족들에게 장기이식병원 의료진 모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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