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디지털헬스학회 창립…15일 은평성모병원에서 창립총회 개최
권순용 초대회장 "2·3차 의료기관, 상담·다학제 논의 통해 솔루션 제공해야"

▲대한디지털헬스학회 권순용 초대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대한디지털헬스학회 권순용 초대회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디지털헬스학회를 통해 유관 학회 또는 협회, 정부, 기관, 연구소 등의 논의가 활발해진다면 향후 최적의 한국형 비대면진료 시스템이 정립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진료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헬스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는 디지털헬스의 발전과 분야 간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대한디지털헬스학회(초대회장 권순용, 이하 학회)가 창립, 지난 15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첫걸음을 뗐다.

학회는 디지털헬스와 연관된 학계와 연구계, 산업계 등이 소통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발판 삼아 모든 디지털헬스 관련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융합해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 근본적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학회 권순용 초대회장(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학회 창립을 계기로 한국형 비대면진료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며, 시스템의 중심축은 1차 의료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출입기자단은 15일 은평성모병원에서 권순용 회장을 만나 학회 창립의 의미와 디지털헬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디지털헬스 관련 학계·연구계·산업계 '선순환구조' 구성

학회 창립은 디지털헬스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네트워크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느낀 학계, 연구계, 산업계, 전문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성과를 공유해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한 전문 학술단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학회가 창립하게 됐다. 

특히 아날로그 형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과정에서 여러 분야가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이 모였다. 

권 회장은 "헬스케어 관련 분야는 각개전투식으로 연구·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각 분야가 연대를 이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많이 부족했다"며 "우리나라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연구비 투자나 지원 정책이 다른 나라보다 유연하고 긍정적이지만, 디지털헬스를 표면화하지 못했다. 가장 핵심인 진료와 연관된 디지털헬스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회장은 "디지털헬스 관련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전문가와 보건 의료 전문가 등 전반적 지식인들과 6개월여간 많은 고민과 토론을 했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헬스를 발전시키려면 하루빨리 학회를 창립해야겠다는 의견이 모여 발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회에는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 개발, 서비스 제공 등과 연관된 학계, 연구계, 산업계, 그 외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디지털헬스와 연관돼 머리를 맞대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포괄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학회 창립심포지엄은 다음 달 10일 개최된다. 빅데이터, AI, 디지털치료제 등 전반적인 디지털헬스에 대한 주제로 논의가 이뤄진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15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 권순용 초대회장.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15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 권순용 초대회장.

의료인 주축 창립…"디지털헬스 공론화에 의료계 저항 없을 것"

국내에서는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빅데이터임상활용연구회 등 디지털헬스 관련 학회 또는 연구회가 발족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의료의 주축인 의료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창립된 학회는 없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대학병원 교수를 포함해 의료인들은 디지털헬스 관련 학회 또는 연구회 참여에 거리를 뒀던 게 사실"이라며 "의료인들은 직접 의료 서비스를 전달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AI나 정보통신기술(IC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디지털헬스를 이끌고 실질적으로 수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특수 상황 때문에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비대면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은평성모병원의 확진자 발생으로 병원이 일시 폐쇄되면서 전화 처방과 연관된 비대면진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권 회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은평성모병원이 15일 폐쇄되는 동안 전국에서 전화처방과 관련된 비대면진료의 45%가 은평성모병원에서 이뤄졌다. 이를 계기로 디지털헬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선순환구조 구성에 뒤늦은 감이 있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헬스의 필요성이 부각돼, 디지털헬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로 다가왔다"며 "디지털헬스를 공론화하고 학회를 발족하는 데 있어 사회적 또는 의료계의 저항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의료기관이 디지털헬스 원동력·중심축 돼야"

특히 권 회장이 주안점을 두는 것은 디지털헬스 중 비대면진료와 관련해 1차 의료기관이 주축이 되는 한국형 비대면진료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한국형 비대면진료 시스템을 육성하고 2·3차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에 상담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권 회장은 "예로 고관절골절 환자가 수술 후 퇴원해 가정에서 재활이나 치료 등을 진행할 경우, 모든 관리를 병원에 직접 방문해 받아야 한다면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초고령사회를 앞둔 가운데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가 이뤄진다면 저항 없이 한국 토착형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2·3차 의료기관은 우리나라의 활발한 연결시스템을 이용해 상담하고 다학제 논의를 통해 1차 의료기관에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학회는 1차 의료기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대한개원의협의회를 포함한 유관 협회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비대면진료가 디지털헬스의 큰 축이라는 점에서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진료가 이뤄진다면 저항 없이 의료계가 수용할 수 있다는 게 권 회장의 판단이다.

권 회장은 "한국형 비대면진료 시스템을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를 간과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줘야 한다는 책임감, 의무감, 사명감을 도외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급자의 가장 주축인 1차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이 논의의 장에 참여해 디지털헬스의 원동력이자 중심축이 돼야 한다. 본 학회는 각 분야 전문가들은 연결하고 융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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