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록사두스타트' 혈전 등 안전성 우려로 FDA 승인 거절
오츠카 '바다두스타트' 임상3상에서 ESA 대비 MACE 발생 비열등성 입증 실패
GSK '다프로두스타트' 투석 관계없이 ESA 비교서 효과·안전성 비열등성 충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만성 콩팥병 환자의 차세대 빈혈 치료제가 3파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다프로두스타트(Daprodustat)의 추격이 매섭다.

최근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신약으로 경구용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수산화효소 억제제(HIF-PHI) 계열 약물이 떠오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록사두스타트, 오츠카의 바다두스타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다프로두스타트가 대표적이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 중 록사두스타트와 바다두스타트는 빈혈 치료 효과를 확인했지만 최근 안전성 문제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다프로두스타트는 투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에 있어 헤모글로빈 수치 증가 및 심혈관 안전성이 기존 빈혈 치료제인 적혈구 조혈자극제(ESA)와 비교해 비열등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투석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의 ASCEND-D와 투석 받지 않는 환자가 모집된 ASCEND-ND 연구에서 확인됐다. 두 가지 임상3상에 참여한 환자는 총 6800명 이상이다. 

연구 결과는 4~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idney Week 2021)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11월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록사두스타트·바다두스타트 '안전성' 이슈 발목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를 위한 HIF-PHI 계열 신약 시장은 록사두스타트가 이끌 것으로 예상됐었다. 록사두스타트는 국내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허가받았다.

록사두스타트는 무난히 미국 시장도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월 승인을 거절했다.

FDA의 심혈관·신장 약물 자문위원회(CRDAC)는 투석 또는 투석 받지 않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에서 록사두스타트의 효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혈전, 감염, 발작, 대사 및 위장 부작용 등 위험을 문제로 삼았다. 결국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록사두스타트는 FDA의 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바다두스타트도 안전성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투석 받지 않는 만성 콩팥병 환자 대상의 임상3상에서 다베포에틴 알파 대비 MACE 발생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캐나다 뉴펀들랜드메모리얼대학 Patrick Parfrey 교수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와 관련해 HIF-PHI 계열 약물들의 여러 무작위 대조군 임상3상이 진행됐었다"며 "투석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는 유망한 초기 결과를 얻었지만, 투석 받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적응증 및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관련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SCEND-D, 다프로두스타트군 헤모글로빈 증가·MACE 위험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달리 다프로두스타트는 투석과 관계없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와 함께 심혈관 안전성 우려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무작위 오픈라벨 임상3상인 ASCEND-D는 투석 받는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프로두스타트가 ESA만큼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이는데 효과적인지 분석했다.

연구에는 투석을 받고 있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8.0~11.5g/dL인 만성 콩팥병 환자 2964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다프로두스타트 복용군(다프로두스타트군, 1487명)과 ESA 주사군(ESA군, 1477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ESA군은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면 에포에틴 알파(에포젠)를, 복막투석을 받고 있다면 다베포에틴 알파(아라네스프)를 투약했다.

두 가지 1차 목표점 중 첫 번째는 등록 당시 대비 28~56주 동안 헤모글로빈 수치의 평균 변화로, 비열등성 한계치는 -0.75g/dL로 설정했다. 등록 당시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0.4g/dL였다. 

이와 함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첫 발생을 확인했다. 비열등성 한계치는 1.25로 정의했다. MACE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했다. 

등록 당시 대비 28~52주 헤모글로빈 수치의 평균 변화는 다프로두스타트군이 0.28g/dL 증가, ESA군이 0.10g/dL 증가였다. 두 군간 차이는 0.18g/dL로 사전에 정의한 비열등성 한계치를 충족했다.

추적관찰 2.5년(중앙값) 동안 첫 MACE는 다프로두스타트군 25.2%(374명), ESA군 26.7%(394명)에게서 발생했다.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다프로두스타트군은 ESA군 대비 MACE 위험이 7% 낮은 경향이 관찰됐고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한계치를 충족했다(HR 0.93; 95% CI 0.81~1.07). 다른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유사했다.

ASCEND-ND, 다프로두스타트군·ESA군 MACE 발생률 유사

또 다른 무작위 오픈라벨 임상3상인 ASCEND-ND는 투석 받지 않는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프로두스타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ESA인 다베포에틴 알파와 비교했다. 심혈관 예후에 대해서는 맹검 판정(blinded adjudication)이 이뤄졌다.

1차 목표점은 ASCEND-D와 같게 등록 당시 대비 28~56주 동안 헤모글로빈 수치의 평균 변화와 MACE 첫 발생으로 정의했다. 비열등성 한계치도 동일했다. 

투석 받지 않는 만성 콩팥병 환자 3872명이 다프로두스타트군(1937명)과 다베포에틴 알파군(1935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등록 당시 헤모글로빈 수치는 두 군이 비슷했다.

등록 당시 대비 28~56주 동안 헤모글로빈 수치의 평균 변화는 다프로두스타트군 0.74g/dL 증가, 다베포에틴 알파군 0.66g/dL 증가로 조사됐다. 두 군간 차이는 0.08g/dL였으며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한계치에 도달했다.

추적관찰 1.9년(중앙값) 동안 첫 MACE 발생률은 다프로두스타트군 19.5%(378명), 다베포에틴 알파군 19.2%(371명)였으며, 비열등성 한계치를 충족했다. 

비치명적 혈전색전증 발생률은 다프로두스타트군 3.0%, 다베포에틴 알파군 2.4%였고, 혈관통로 혈전(vascular access thrombosis) 발생률은 다프로두스타트군 2.1%, 다베포에틴 알파군 1.5%였다. 그 외에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비슷했다.

두 가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Ajay K. Singh 박사는 "다프로두스타트는 투석 또는 투석 받지 않는 모든 만성 콩팥병 환자의 빈혈 치료제로서 ESA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위험, 암·미란 발생 신호?…"추가 분석 필요"

하지만 다프로두스타트는 이번 임상3상을 통해 암과 미란(erosion) 발생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ASCEND-ND와 ASCEND-D에서 암과 미란 발생에 관해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Parfrey 교수에 따르면, ASCEND-ND의 다프로두스타트군에서 암과 미란 발생 가능성이 감지됐다. 암 관련 사망 또는 종양 진행이나 재발 등 발생률은 다프로두스타트군이 3.7%로 다베포에틴 알파군 2.5%보다 수치상 높았던 것. 

하지만 ASCEND-D에서는 다프로두스타트군의 암 관련 상대적 위험이 ESA군보다 낮았다.

이와 함께 식도 또는 위 미란 발생률은 ASCEND-ND에서 다프로두스타트군 3.6%, 다베포에틴 알파군 2.1%로 암 관련 안전성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ASCEND-D에서는 이 같은 위험이 다프로두스타트군에서 관찰되지 않았고 오히려 ESA군에서 흔하게 확인됐다.

Parfrey 교수는 "암 관점에서 HIF-PHI 계열 약물의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추적관찰과 개별화된 환자 메타분석 그리고 시판 후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