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의사회 이창규 회장, 현 집행부에 힘 실어줘야 할 때

울산광역시의사회 이창규 회장은 상시투쟁체 구성보다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울산광역시의사회 이창규 회장은 상시투쟁체 구성보다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울산대병원이 지정됐지만, 상급종병 지정을 위한 권역 배분 기준이 행정구역 보다 지역 의료환경을 고려한 진료권역으로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협의회는 울산광역시의사회 이창규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창규 회장은 울산대병원이 제4주기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진료권역 배분 기준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울산대병원은 다른 권역의 상급종병보다 높은 점수인 100점 이상을 받고도 경남권역의 경쟁에서 밀려 지정되지 못했다.

울산대병원의 상종지정 탈락은 지역 내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경증 환자들이 대거 울산대병원으로 몰리면서 중증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수도권으로 환자 유출이 심화됐다.

결국 지역 내 1, 2차 병의원은 환자 감소로 이어지고, 병의원 간 경쟁 심화로 병의원 경영도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다행히 4주기 상종 지정에 울산대병원 재지정되면서 울산지역 의료 신뢰도가 회복됐다"며 "의료전달체계의 선순환 구조가 안착돼 환자의 역외 유출 억제로 환자 의료비 절감과 병의원 간 경쟁 완화,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광역시 중 유일하게 상급종병이 없는 광역시라는 불명예도 해소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상급종병 지정을 위한 진료권역은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4차 상급종병 지정에서는 경남 동부, 서부로 분리됐지만, 울산권 진료권역 분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울산대병원은 이번 4차 지정에서 부울경 지역에서 1위, 전국 6위로 지정됐다"며 "국립대병원이 없는 울산에서 상급종병의 역할은 물론,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료의 구심점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울산대병원이 상급종병 지정에 소모적인 에너지 낭비 없이 안정적으로 지역에서의 상급종병 입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급종병 지정을 위해 단순히 행정구역상의 권역보다는 지역 의료환경 여건을 고려한 울산권 진료권역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실 CCTV 설치법, 독소조항 제거하고 안전장치 마련 다행

이 회장은 현 집행부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대응과 투쟁보다 대화 방침에 대한 평가도 내렸다.

현 집행부가 지역의사회와 연계해 대외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술실 CCTV 설치 국회 통과는 허탈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민의 건강은 염두에 두지 않은 오로지 정치공학적 판단"이라며 "그 와중에 시행시기 및 세부시행 규칙을 의료계에 유리하도록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의료계 내부의 상시투쟁체 구성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현 집행부의 행보가 부적절하거나,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상시투쟁체를 구성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힘을 분산시키지 말고, 출범 초기인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16개시도의사회는 투쟁 상황에 직면하면 투쟁의 전초기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투쟁만을 위한 투쟁에는 회원들이 지쳐 있고, 동력이 떨어진 상황"라고 상시투쟁체 구성 요구 의료계 일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 회원들의 동력을 끌어 모아 폭발적인 투쟁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현 집행부와 16개시도의사회, 구군의사회, 반 모임 등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격의료, 경제논리 아닌 국민건강 관점서 의료계 주도해야

원격의료 관련해서도 의료계가 국민건강의 관점에서 주도해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최근 급변하는 의료환경과 IT기반 경제의 활성화로 원격의료에 대한 패러다임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의료계와 정부는 충분한 협의가 없는 준비 되지 않은 원격의료는 반대"라고 밝혔다.

또 "의정 간 원격의료를 논의하더라도 기재부 중심의 경제논리가 아닌 의료계의 국민건강 관점에서 접근돼야 한다"며 "모든 만성질환자가 아닌 의료 접근성이 여의치 않은 경우로 국한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 경우에도 의료계가 주도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회원들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라며, 회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코로나 극복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의사회 차원에서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의사회는 항상 회원을 위해 열려있고 회원과 소통을 희망한다"며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회원고충처리센터와 의협의 회원권익위원회를 연계해 회원권익을 최우선으로 해 회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장 취임 후 회관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의사회 오랜 숙원인 의사회관 부지 확보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회관 부지 매입을 하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회관 건축을 마무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런 꿈이 현실화된 것은 역대 회장님들과 지난 6년간 재정적 터전을 마련한 변태섭 회장 덕분"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역대 회장들과 변태섭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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