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사회 이우석 회장, 공공의료 지역의료기관 정당한 수가·재정 투입으로 해결

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COVID-19) 위중증·사망자 급증으로 잠시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춘 가운데, 탁상행정으로 코로나와 사투중인 의료인의 사기를 꺽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상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출입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하려면 정부가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부 각 부처 및 의료전문가들이 모두 합심해 대처하고, 국민 역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병상과 의료인력·물적자원 모두 부족할 수밖에 없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

하지만, 정부가 혼란을 야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의료전문가와 상의해 지침을 공식 발표하고, 현재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며 "확진자 증가로 병상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통해 병상 부족 상황을 대응하고 있지만 정부가 의료현장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최근 방역당국이 환자 배정 거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불인정 사유를 적시하면서 의료인의 피로 누적·인력 부족 핑계를 말라는 식의 병상 관리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의료현장을 무시한 대표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제발, 의료인의 사기를 꺾지 마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경북지역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이 80%에 가깝고 민간병원 예비병상 운영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11월 30일 현재 포항의료원 등 지역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5곳의 병상 가동률이 76.9%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의료원과 동국대 경주병원 병상 가동률은 각각 96.4%, 93.3%로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행정명령으로 민간병원 6곳에 확보한 중등증 예비병상 165개도 조만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의료현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경북은 지난해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낸 만큼 당시의 노하우를 통해 보건당국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적극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의료 활성화와 의료취약지 공공병원 추가 설립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공공의료, 공공병원 설립이 과연 의료취약지 해결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운영이 어려운 공공의료, 공공병원은 결국 수도권 의료기관 쏠림 현상에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민간 의료기관이 공공의료를 담당하며 정부의 지침과 행정명령에 따르고 있다"며 "의료취약지 해결의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지역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정당한 수가와 장비, 인력, 재원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울릉군보건의료원의 내과, 외과, 산부인과 및 정형외과에 대한 공중보건의 배정이 되지 않는 상황을 들어 공공의료 및 공공병원 설립으로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공중보건의 배정이 안된 필수진료과에 대해 의사 채용 공고를 3번이나 했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의사를 채용하지 못한 진료과에 대해 충분한 예산가 장비를 지원하고 보장된 수가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무 요건이 개선될 때 해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와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원격의료 및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일방적인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현재 서울시의사회 산하 원격의료연구회TF 활동 등의 결과를 지켜보며 미래의료를 준비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방적인 대형병원 쏠림을 야기하는 원격의료 모델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시대적 변화는 막을 수 없어 무조건적인 반대는 할 수 없다"면서도 "비대면 진료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과 책임 소재, 정당한 수가 협의를 통해 의료전달체계에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의료정책연구소가 마련한 대선 보건의료 정책제안서에 대해 의료계 내부 의견 취합 과정이 짧아 많은 분야의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모두 함께 행복한 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우석 회장은 "경북의사회의 존재 이유는 회원들의 권익보호"라며 "실사, 법률, 의료사고, 세무, 노무, 민원대응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임기 동안 △의사회 전통과 위상 강화 △회원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사회 △회원들에게 도움되는 의사회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존경받는 품격 있는 의사회 △행복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가는 의사회 등 5가지의 회무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회원권익을 위한 경북의사회가 되도록 회무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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