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위, 수련병원들에 전공의 전형 관련 자료 요청
이우용 이사장 "기로에서 고민하던 전공의, 발길 돌릴 것"
단국대 외과는 전공의, 교수 참여한 홍보 '브이로그' 제작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하반기부터 진행되는 2022년도 인턴 및 전공의 선발을 앞두고 외과계 전공의 미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이 통과됐기 때문인데, 의료계와 수련병원에서는 당장 올해부터는 극명한 변화가 없더라도 지방병원과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최근 수련병원에 2022년도 전공의 전형 관련 시행계획을 공고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시행 계획안을 살펴보면 인턴와 레지턴트 모집은 오는 11월 22일 공고를 게시할 계획이다.

레지던트 전기모집은 12월 6일부터 병원별로 접수를 받으며, 추가모집까지 거치게 되면 최종 합격자는 내년도 1월에 발표한다.

인턴은 내년 1월 21일부터 원서 접수를 받아 최종 추가모집 일정은 2월 24일에 마무리된다.

매년 그랬듯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수 의료에 속하는 외과 계열은 전공의 미달 사태가 매년 속출해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수술실 CCTV 설치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며 외과계의 근심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대한외과학회 등 5개 외과계 학회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의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 외과계 의사들의 손목을 묶길 원하나"라는 제목의 공동 긴급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우용 이사장 "지방 혹은 중소병원 외과 직격탄 가능성"

그러나 이미 수술실 CCTV 설치법은 2년의 유예기간을 조건으로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외과계는 필수의료 붕괴 가속화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이사장은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 "외과가 힘들고 소송도 많은데다가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외과 의사들은 사명감으로만 버텼다"며 "그러나 이번 법안으로 의사의 자존심과 사명감이 짓밟혔다.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외과계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는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외과 전공의 기피는 이미 있어왔고, 앞으로도 심화될 것"이라며 "외과를 전공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은 전공의는 그나마 올 수 있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전공의는 이번을 계기로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중에서도 지방에 위치하거나 중소규모의 병원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이사장은 "2년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아직 확실히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상급종합병원과 같이 규모가 큰 병원은 아직 문제가 크지 않다. 그러나 지방 중소병원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결국은 정말로 외과의사가 필요한 곳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의사가 없는 지역에서 의료혜택을 못 받고 전공의 수급을 비롯한 문제가 쌓이게 되면 시간이 흘러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해 연속 전공의 미달 경험한 단국대 외과...직접 홍보 나섰다

전공의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예비 전공의 모시기에 적극 나선 곳도 있다.

단국대병원 외과가 제작한 전공의 홍보영상 일부
단국대병원 외과가 제작한 전공의 홍보영상 일부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센터가 있는 천안 단국대병원은 최근 외과 전공의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서는 외과 전공의 1년차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하루 일과 및 업무를 소개하고, 교수진들와 소통하는 과정이 담겼다.

단국대병원 외과 측은 내년도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단국대병원 외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 출연했던 단국대병원 조성호 외과과장은 "현재 우리 병원 외과에는 4년차 전공의가 1명이고, 두해 연속 미달이 생겨 2년차와 3년차가 없다"며 "건너뛰는 해가 없이 매년 한두명이라도 와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티오가 2명인데 작년에는 특별하게 4명이 지원했다"고 촬영 배경을 전했다.

조 과장은 "내년에는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홍보를 잘 해야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기획 이야기가 나왔을 때 많은 교수들이 공감했고, 집행부에서도 지원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외산소는 꼭 필요한 분야이지만 이젠 사명감만으론 할 수 없다"며 "올해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의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한두해가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과장은 예비 전공의들을 향해 이전보다 외과의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외과도 과거보단 일의 강도가 많이 개선됐고, 교수들도 전공의가 들어오면 잘 교육시키자는 이야기가 많다"며 "수도권 병원에 비해선 환자의 수가 적지만 똑같은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교육 여건과 인프라가 풍부한 지방병원도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