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갑상선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이은경 교수 “갑상선암 옵션 소라페닙·렌바티닙에 이어 RET 억제제 등장”
김범석 교수 “기존 옵션 안전성에 아쉬움...RET 억제제 새 대안으로 기대”
Wirth 교수 “RET 억제제, 수술전보조요법 활용 가능성 있어”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가 진행성 갑상선암 치료에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 약제는 질환의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으나 환자 삶의 질을 낮추는 이상반응을 동반하며 미충족의료를 남겼다.

국립암센터 이은경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은경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TKI인 RET 억제제가 탄생해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해당 약제는 비표적 효과가 적어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특성에 따라 수술전보조요법에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국립암센터 이은경 교수(갑상선내과)는 27~28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21 대한갑상선학회 추계학술대회 ‘진행성 갑상선암 치료제의 발전 심포지엄’에서 지난 10년간의 갑상선암 표적치료제를 정리했다.

이 교수는 “2009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갑상선암에 대해 중추신경계(CNS), 뼈, 이외 부위 전이로 나눠 치료방침을 안내했다”며 “2021년 가이드라인은 이 앞에 한 단계를 추가해 변이를 찾으라는 설명과 함께 주요 표적치료제를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년간 갑상선유두암(PTC), 갑상선여포암(FTC), 갑상선수질암(MTC), 미분화 갑상선암(ATC) 등에서 BRAF, RET, RAS, TERT와 같은 변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고 주요 변이를 표적하는 약물이 탄생하며 개별화된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결과물은 소라페닙, 베무라페닙, 다브라페닙, 렌바티닙, 트라메티닙, 반데타닙, 카보잔티닙 등이다. 최근 NTRK 억제제인 라로트렉티닙, 엔트렉티닙과 더불어 RET 억제제인 셀퍼카티닙, 프랄세티닙이 등장했다. RET 억제제들은 아직 국내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진행성 갑상선암 치료에 급여를 인정받은 약제는 소라페닙, 렌바티닙, 반데타닙이다. 이 약제들은 무진행생존기간(PFS)과 관련해 효과를 증명했다.

예컨대 소라페닙은 DECISION 연구에서 위약에 견줘 질환 진행 및 사망위험을 41% 감소시켰다. 렌바티닙은 SELECT 연구를 통해 위약 대비 질환 진행 및 사망위험을 79%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 교수는 “소라페닙은 작은 병변에 반응률이 좋았다”며 “렌바티닙은 소라페닙 이후 2차 치료에 활용돼 효과가 잘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또 “소라페닙, 렌바티닙 이외에 어떤 약이 가능할까 고민하던 중 NTRK 억제제와 RET 억제제가 탄생했다”며 “새로운 옵션들은 암종에 구애받지 않고 관련 변이 동반 여부에 따라 사용 가능하기에 환자의 변이 프로파일링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치료옵션 미충족의료 동반…RET 억제제 새 대안으로 기대”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반데타닙과 카보잔티닙의 MTC 치료효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MTC 전신치료 옵션에는 반데타닙과 카보잔티닙 등 두 가지 VEGFR TKI가 있다”며 “각각 ZETA 연구와 EXAM 연구에서 효능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는 비슷한 듯 결이 다르다는 것이 김 교수의 의견이다.

위약 대조 임상시험이며 1차 목표점이 PFS라는 유사성이 있지만 크로스오버·눈가림 등 세부 디자인에선 일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ZETA 연구에서 반데타닙은 위약 대비 질환 진행 및 사망위험을 54% 낮췄다. EXAM 연구에서 카보잔티닙은 위약에 견줘 관련 위험을 72% 줄였다. 두 약제 모두 PFS 혜택을 전체생존율(OS)로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상반응이다. 두 약제는 3등급 이상 설사 발생률을 각각 11%, 16% 기록했다.

김 교수는 “3등급이면 하루 10번씩 설사를 하는 격으로 환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무증상인 상태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던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해 약을 복용하면서 설사·수족증후군을 겪게 되면 복약순응도가 많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런 배경에서 신규 옵션인 RET 억제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프랄세티닙에 대해 김 교수는 “RET을 보다 강력하게 억제하는 반면 VEGFR 등은 건들지 않아 부작용이 적다”며 “암종을 불문하고 RET 변이 양성 고형암에서 좋은 효능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RET 억제제의 등장은 MTC 치료 알고리즘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됐다.

김 교수는 "전신치료가 필요하고 진행이 빠른 환자에게 반데타닙 또는 카보잔티닙을 고려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진행한 경우 RET 변이 발현 여부에 따라 프랄세티닙 혹은 셀퍼카티닙이란 대안이 생길 것"이라고 정리했다.

“RET 억제제, 수술전보조요법 활용 가능성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Lori J. Wirth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Lori J. Wirth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Lori J. Wirth 교수는 RET 억제제의 역할을 조명했다.

Wirth 교수는 “RET 변이 발현율은 PTC 환자에서 10% 미만, 소아 및 젊은 갑상선암 환자에서 30% 수준”이라며 “CCDC6-RET, NCOA4-RET 등 융합 형태로 자주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퍼카티닙과 프랄세티닙은 PTC·비소세포폐암의 RET 융합 또는 MTC의 RET 변이 억제에 고안됐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며 “두 약제 모두 이상반응을 초래할 수 있는 KDR/VEGFR-2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부연했다.

셀퍼카티닙은 LIBRETTO-001 연구에서 RET 변이 MTC 환자 등을 대상으로 효능이 평가됐다. 연구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군에서 77%, 관련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 92%로 나타났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고혈압과 설사 등이었고 발생률은 각각 12%, 2%였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율은 2%로 조사됐다.

프랄세티닙은 ARROW 연구에서 RET 변이 양성 MTC 환자 등을 상대로 ORR 89%를 기록했다.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중단율은 4% 수준이었다.

두 약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약제에 견줘 차별성을 갖는다는 게 Wirth 교수의 견해다. 렌바티닙과 소라페닙의 이상사례 관련 치료중단율이 차례대로 14%, 19%였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향후 지켜볼 사안은 RET 억제제의 활용법이다. 전신치료에 앞서 수술전보조요법에서도 활용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Wirth 교수는 “RET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유전자 특이적으로 사용 가능한 갑상선암 치료옵션이 생겼다”며 “이들 약제의 효능·내약성을 참고하면 사용단계를 수술전보조요법으로 앞당기는 방향을 고민해볼 만하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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