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방사선 암 치료기 '메르디안 라이낙'으로 심실빈맥 치료

▲(좌부터)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곽유강 교수(방사선종양학과), 변재호 교수(심장혈관내과).
▲(좌부터)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곽유강 교수(방사선종양학과), 변재호 교수(심장혈관내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실빈맥 치료에 방사선 암 치료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은 곽유강 교수(방사선종양학과)와 변재호 교수(심장혈관내과)가 심실빈맥 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방사선 암 치료기 '메르디안 라이낙(MRIdian LINAC)'을 활용한 치료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는 심실빈맥 치료 시 메르디안 라이낙을 활용할 수 있는 치료지침과 관련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심실빈맥 치료 시 메르디안 라이낙을 선택할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르디안 라이낙은 치료 전 MRI를 촬영해 정확히 종양을 조준한 다음 방사선을 쬘 수 있어 정상조직 손상 거의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장비다. 

방사선 치료 중에도 MRI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종양의 위치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방사선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보장한다. 인천성모병원은 2018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메르디안 라이낙을 도입했다.

메르디안 라이낙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뇌졸중으로 인천성모병원에 입원해 신경외과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심실빈맥이 발생하면서 혈압저하와 쇼크로 심장혈관내과에 협진 의뢰됐다. 이후 심실빈맥 치료를 위해 항부정맥, 삽입형제세동기, 전극도자절제술까지 시행됐지만 재발하며 조절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변재호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사선 치료를 고려하고 곽유강 교수에게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변재호 교수는 "부정맥을 담당하는 서울성모병원 김성환 교수(순환기내과)의 조언으로 심실빈맥 치료에 방사선 치료를 적용하게 됐다"며 "환자 상태부터 병변 위치, 크기 등 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진행 일정을 상의하며 치료를 진행했다"고 했다.

곽유강 교수는 메르디안 라이낙이 실시간으로 MRI를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심장은 분당 60회 이상의 움직임이 있는 장기인 만큼 실시간으로 병변을 확인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메르디안 라이낙 치료를 결정했다.

심실빈맥을 일으키는 심장근육 손상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1회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진행, 메르디안 라이낙을 이용해 치료 부위를 실시간 확인하며 시행했다.

곽유강 교수는 "방사선 치료의 일반적 적응증은 악성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점차 양성질환에도 그 적용 범위를 넓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치료의 의미가 크다"며 "치료 사례가 쌓이면 방사선 치료가 불응성 심실빈맥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심실빈맥의 방사선 치료는 4~5년 전부터 미국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현재 국책과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 일부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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