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 중 기부금 늘린 기업 4곳 불과
본사 배당금 사노피 5억원 최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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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주요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이 지난해 국내 기부액을 줄이면서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본지가 국내에 진입한 글로벌 제약사 12곳의 2020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부액을 지난해보다 늘린 기업은 4곳에 불과했다.

게다가 몇몇 기업들은 본사 배당금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들의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다수 글로벌 제약사 기부금 감소...BI·GSK 70%대

본지가 2020년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 진입한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 12곳의 지난해 한국 기부금은 117억 8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182억 100만원 대비 35.3% 감소한 액수다.

조사대상 글로벌 제약사 중 지난해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은 곳은 노바티스로 30억 9400만원이었다.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 26억 5800만원, GSK 17억 5400만원, 애브비 12억 7800만원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기부금 액수를 늘린 기업은 4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부금 액수를 전년보다 늘린 기업은 애브비(58.8%), 머크(37.5%), 아스트라제네카(19.7%), 노바티스(3.4%) 뿐이었다.

반면 베링거인겔하임은 2019년 4억 9500만원에서 2020년 1억 4000만원으로 71.7% 줄였고, GSK도 이 기간동안 61억 4600만원에서 17억 5400만원으로 71.5% 감소시켰다.

이외에 얀센이 62.2% 기부액을 줄였고, 로슈가 56.7%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은 국내 기부금 지출을 줄이면서 본사 배당금은 늘리는 전형적인 '먹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이자와 비아트리스는 국내 기부액 지출을 전년 대비 각각 35.7%, 26% 줄인 반면, 본사 배당금으로는 각각 1200만원을 책정했다.

로슈는 2019년 대비 2020년 국내 기부금 지출을 56.7%(23억 2100만원→10억 500만원) 줄였다. 다만, 2019년 본사 배당금으로 150억원을 지출했지만 지난해에는 없었다.

특히 사노피는 지난해 5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서 가장 많은 액수를 보였다. 이는 2019년 320억원 대비 52.9% 증가한 수치다.

 

한국에 인색한 글로벌사, 국내서 막대한 매출...수익성도 개선

오리지널 의약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으면서 사회적 환원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기부금은 줄이고 본사 배당금은 늘린 반면, 매출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국내 진입 글로벌 제약사 15곳은 지난해 4조 82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9년 4조 2666억원 대비 13.01%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동안 영업이익은 1373억원에서 1642억원으로 증가했고, 순이익도 1526억 3000만원에서 1664억원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글로벌 제약사는 노바티스다.

노바티스는 지난 한 해동안 532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4934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뒤이어 아스트라제네카 4981억원, 사노피 4904억원, 로슈 4439억원 순이었다.

매출 증가율로 보면, 화이자업존으로부터 독립한 비아트리스가 111.6%로 가장 높았고, 암젠 51.4%, 머크 20.9%, 아스트라제네카 13.5%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조사 대상 15개 글로벌 제약사 중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BMS(-4%), 애브비(-6.7%) 뿐이라는 점이다.

특히 국내 진입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 증가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라 대면영업이 증가하면서 판관비 지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환자들의 내원일수가 줄면서 장기처방이 이뤄진 게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 폭을 보면 암젠이 278.9%(19억원→72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비아트리스도 248.1%(54억원→188억원), GSK 225%(8억원→26억원) 등이 세 자릿수 증가 폭을 보였다.

이외에 베링거인겔하임(50.7%), 로슈(33.3%), 아스트라제네카(30.3%), 얀센(25.9%), 노보노디스크(14.7%) 등이 두 자릿수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일부 글로벌 기업은 좋지 못한 수익성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화이자는 28억원 적자에서 폭이 심화돼 72억원까지 적자가 많아졌고, 애브비(-30.8%), BMS(-29.6%), 사노피(-27.9%)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여겨 볼 부분은 국내 기부금 지출을 줄인 상위권 기업들은 순이익이 큰 폭 증가한 점이다.

실제로 국내 기부금 지출을 71.7% 줄인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국내에서 82억원의 순이익을 가져갔다. 이는 전년동기 기록한 50억원 대비 64%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얀센도 기부금 지출을 62.2% 줄이는 동안 순이익은 71억원에서 226억원으로 92.5% 급증했다. 로슈 역시 56.7% 기부금 지출이 줄어든 반면 순이익은 12.9% 늘었다(263억원→29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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