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피부반응검사 등으로 알레르기 원인물질 확인해야
중앙대병원, 안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길잡이 소개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왼쪽)가 약물알레르기피부반응검사를 실시하는 모습.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왼쪽)가 약물알레르기피부반응검사를 실시하는 모습.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COVID-19) 예방접종이 시작되면서 기대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 등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는 발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과 함께 접종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부종, 통증, 출혈이 생기기도 하며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반응으로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약물 투여 후 호흡곤란과 의식상실 등의 '아나필락시스성 쇼크(Anaphylactic shock)'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반응 중 가장 중증의 급성 과민반응이며 음식, 약물, 벌에 쏘일 경우 해당 원인물질에 대한 항원·항체의 면역반응으로 두드러기, 혈관부종, 복통, 호흡곤란, 기침, 어지러움, 혈압 감소, 심한 경우 쇼크사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인구 100만명당 4.7건(994만 접종 중 47명), 모더나 접종 후 인구 2.5건(994만 접종 중 19명)의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에서는 화이자 접종 후 인구 19.7건(약 660만 접종 중 130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인구 10건(약 300만 접종 중 30건)이 발생했다.

주로 30~40대 여성에게 발생했으며 접종에서 증상 발생까지 평균 10분이 걸렸다.

과거 약물이나 음식물에 알레르기 반응 기왕력이 있던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과거에 중증의 음식물 및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력이 있었다면 백신 투여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이런 사람에서는 일반적인 백신 접종 후 관찰 시간보다 길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 두드러기 등의 초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증상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앙대병원 정재우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아나필락시스는 3분의 1 정도가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데, 특히 성인의 경우 약물이 가장 많은 원인이다"며 "이전에 특정 약물에 의해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던 경우 백신을 포함한 다른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약제를 투여할 때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환자에게 원인이 된 물질 또는 이와 교차 반응이 있는 물질에 재차 노출되면 같은 반응 또는 더 심한 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원인 약물을 확인하고 재투여를 금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두드러기, 혈관부종의 반응만 있었어도 재발이 되지 않도록 원인 약제를 확인하고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를 방문해 자세한 병력을 상담하고 약물피부반응검사 및 약물유발검사 등의 알레르기 검사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확인된 원인물질을 최대한 회피하거나 약물을 주의해서 사용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예방 할 수 있다.

정 교수는 "과거 아나필락시스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동일한 물질에 노출 후 두드러기, 가려움 등을 느낀다면 빨리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며 "음식물과 같이 절대적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젝스트프리필드펜주)을 처방받아 이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압 감소나 후두 부종, 호흡곤란 등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하면 이를 자가 주사한 뒤 바로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벼운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장세척용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성분인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 '폴리소르베이트(polysorbate)'에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다면 접종 금기 대상에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성분이 포함돼 있는 약제로는 대장내시경 처치 약물인 코리트산, 쿨프렙산 등이 있으며 이들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니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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