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암로디핀·로사르탄·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4제 복합제 출시
학계·개원가, 복약 순응도 개선에 기대↑…처방 변화 전망은 엇갈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정윤식 기자] 네 가지 성분을 한 알에 담아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하는 4제 복합제 시대가 열렸다.

3제 복합제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의 복약 순응도 개선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비용절감 및 순응도 향상 효과를 가진 최초의 4제 복합제에 대한 임상의 관심이 높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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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높은 관심이 실제 임상의 처방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학계와 개원가가 다른 목소리를 낸다. 

4제 복합제 유효성·안전성 최종 결과는 미공개

▲아모잘탄엑스큐정 6개 용량.
▲아모잘탄엑스큐정 6개 용량.

한미약품은 세계 최초로 고혈압 치료 성분인 암로디핀과 로사르탄,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한 알에 담은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를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아모잘탄엑스큐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국내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https://clinicaltrials.gov/)에 공개된 임상3상(NCT04074551) 디자인에 의하면, 첫 번째 1차 목표점은 4제 복합제 'HCP1701'와 첫 번째 대조약인 암로디핀 'HGP0904'·로사르탄 'HGP0608'의 8주 시점 LDL-콜레스테롤 변화로 정의했다.

두 번째 1차 목표점은 'HCP1701'와 두 번째 대조약인 'HGP0608'·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HCP1306'의 8주 시점 좌위 수축기혈압 변화로 설정했다.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https://clinicaltrials.gov/)에 공개된 임상3상 디자인(NCT04074551). 임상 완료일(Actual Study Completion Date)이 지났지만 게시된 결과는 없다(No Results Posted). 한미약품 관계자는 "허가를 위한 임상자료는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https://clinicaltrials.gov/)에 공개된 임상3상 디자인(NCT04074551). 임상 완료일(Actual Study Completion Date)이 지났지만 게시된 결과는 없다(No Results Posted). 한미약품 관계자는 "허가를 위한 임상자료는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아모잘탄엑스큐는 로사르탄 단독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추가로 약 15.8mmHg의 수축기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고 기저치 대비 약 59%의 L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보도자료 외에 1차 목표점 등을 포함한 최종 결과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허가를 위한 임상자료는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학계 "스타틴 이상반응 위험 낮출 수 있어…처방 변화는 글쎄?"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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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는 4제 복합제가 복약 순응도 개선 혜택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 관리에 유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스타틴 용량 증량에 따른 이상반응 위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는 "4제 복합제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본적인 장점이 있다"며 "또 우리나라는 스타틴 용량 증량에 따른 이상반응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스타틴 용량을 줄이고 에제티미브를 추가해 스타틴 관련 이상반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대 구로병원 나진오 교수(순환기내과)는 "고혈압과 달리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혈액검사를 받아야만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복약 순응도 자체가 환자 예후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한 알로 관리할 수 있는 4제 복합제가 두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동반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들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낮춰야 하며 평생 많은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이들이 복용해야 하는 약의 개수를 줄이면 복약 순응도를 높여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처방 변화까지 이어질지는 물음표가 달린다. 4제 복합제 처방이 필요한 환자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복합제의 이상반응 발생 시 약제 조정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제기된다. 

정 교수는 "중재술을 받는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 또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 관리에 4제 복합제가 유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위험군이 아닌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제 복합제가 임상에서 어느 정도 처방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4제 복합제 처방 후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문제가 된다. 복합제이기 때문에 어떤 약을 끊어야 할지 알 수 없어, 치료제 용량을 조절하고 있는 환자 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에 이상반응이 있는 환자에게는 약제 조정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며 "기존 3제 복합제를 처방받는 환자들이 4제로 변경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체 고혈압 환자로 보면 약 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개원가 "복약 순응도와 비용 효과성 뛰어나 처방 변화 올 것!"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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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도 4제 복합제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 관리 및 순응도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점은 학계와 대동소이했다.

반면 처방 변화에 대해서는 앞으로 4제 복합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게 특징이다.

박근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은 "4제 복합제의 가장 큰 이점은 순응도와 비용효과성"이라며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같이 사용하면 스타틴 하나만 사용할 때 보다 LDL-콜레스테롤을 훨씬 많이 떨어뜨릴 것이고 고위험군에게서 그 효과는 더 뛰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3제 복합제 환자들의 4제 복합제 스위칭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단지 기존에 많은 약을 복용하던 환자 또는 고위험군에게 더 유리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은수훈 훈훈한내과의원 원장도 "4제 복합제이지만 결론적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약이 결합된 2제 복합제라고 볼 수 있다"며 "어르신들의 경우 혈압약은 잘 복용하는데 고지혈증약은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유지율과 목표달성률이 떨어진다. 약의 개수까지 줄인 4제 복합제가 이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일단 당뇨병만으로도 고위험군에 포함되는데, 4제가 필요한 환자는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용량 조절도 이미 6가지 용량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4제 복합제가 대형병원보다 개원가에서 더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며 시장성도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 원장은 "개원가가 대학병원보다 단일질환이 더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학병원은 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모든 질환을 따로 진료해야 하는데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성평가 시 지표연동자율개선제에 의해 6품목 이상 약 처방을 하면 불이익을 받는 것도 개원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이다. 어느 정도의 처방액은 보장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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