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혈관중재학회, PCI 결정을 간소화한 국내 권고안 제시
STEMI 환자에 PCI 또는 혈전용해 치료 알고리즘 제공
채인호 이사장 "권고안은 심혈관질환 응급환자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안정감 줄 것"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대한심혈관중재학회는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에 발맞춰 팬데믹 중에 심혈관 중재시술을 시행해야 하는 의료진에게 심혈관질환을 안전·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컨센서스 성명서'를 지난달 중순 제시했다. 

지난달 19일 대한심장학회 국제학술지 Korean Circulation Journal에 발표된 '코로나19 팬데믹 중 심혈관 중재술에 대한 컨센서스 성명'은 미래국민건강포럼-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지난 5월 발간한 '심혈관중재시술팀 코로나19 대응 권고안'에 잇따라 발표됐다. 

성명서-권고안 작성을 주도한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채인호 이사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심혈관 중재시술을 수행해야만 하는 환자를 진료하는데 표준 진료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많은 의료진과 각 병원의 심도자실 직원이 혼란을 겪었다"면서 "미래국민건강포럼과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긴급으로 진료지침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병원의 사례 및 개별 지침을 중심으로 공통적인 권고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채 이사장은 "최근 외국 여러 학회에서도 심혈관실(cath lab) 관련 기준안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 시행에 있어서 부족한 점들이 많아 보였다. 대한민국에서 제작한 대한심혈관중재학회의 대응 권고안을 토대로 각 병원에서 실정에 맞게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이런 예방 권고안 제작 등의 활동이 심혈관계 질환 응급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는 긍정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코로나19 감염증은 심혈관질환 환자에도 타격
코로나19 감염증은 지난해 12월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돼 몇달 내 범유행으로 확산했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주로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심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예후가 더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 연구팀에 의하면 코로나19 감염자 191명 중 54명이 사망했는데, 관상동맥질환 환자 15명 중 13명이 사망할 정도로 심혈관질환 환자의 예후가 안 좋았다.

학회는 "코로나19 감염은 내피세포 활성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산화 변형 혈소판 활성화, 조직인자 발현 등 여러 기전을 통해 급성관동맥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의 독특한 특성은 ACE2 수용체로 세포에 부착 침투한다는 것이고, 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임파구성 심근염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혈관질환 환자가 코로나19 감염증이 두려워 병원에서 시술·수술 등 치료받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등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심혈관 중재술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심혈관중재학회는 의료기관 내 2차 전파를 예방하면서 심혈관질환을 치료하는데 혼란을 최소화하고 자원의 배정 효과를 극대화를 위해 ▲심혈관질환 환자를 코로나19 감염증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주요 시술·수술을 필요로 하는 ST 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 치료 알고리즘을 설명했다. 

권고안은 무엇보다 "심혈관 중재시술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시술 인력팀의 안전과 시술 장비의 오염방지 및 소독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시술을 응급, 준응급으로 받을 필요가 있는 환자들을 선택해 시술하고,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약물치료 하면서 경과 관찰하는 치료 전략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시술을 결정해 시행할 경우에는, 환자 이동과 의료진 이동 경로를 분리하고, 의료진의 개인보호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해 시술과정에 전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술 과정과 시술 이후의 정리과정도 매우 중요하기에 각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음과 같이 확인하고 계획을 수립하여 진료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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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I 환자에 PCI는 언제?
권고안은 우선 병원에 방문한 심혈관질환 환자를 검사해 ▲확진환자 ▲의사환자(확진 환자와 접촉한 이후 14일 이내에 37.5도 이상의 발열 또는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는 사람) ▲조사대사 유증상자(의사의 소견, 해외 방문력, 역학적 검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사람)로 분류하는 것을 권고했다. 

환자를 분류한 이후 의료진은 각 환자에 응급시술을 포함한 치료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STEMI의 경우 치료 준비를 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환자의 예후가 악화될 수 있어서 즉시 치료적용이 가능한 혈전용해 치료(thrombolytic therapy)를 준비해야 한다.  

혈전용해 치료는 PCI를 받는 시간이 지연될 경우 대안으로 시행된다. 2013년 STREAM 연구에 따르면 PCI를 받지 못한 STEMI 환자는 혈전용해 요법과 적시의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으면 재관류 효과를 봤다. 

이번 권고안은 STEMI 환자가 발열 또는 상기도 감염 증상이 없으면 응급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을 시행하도록 권고했지만 발열, 상기도 감염 증상이 있고 혈전용해 치료에 금기되지 않으면 혈전용해 치료 시행을 권고했다. 

혈전용해 치료는 알테플라제(t-PA) 15mg 일시정맥투입(IV bolus)과 30분 이내 0.75mg/kg 정맥투입(~50mg)과 60분 이내 0.5mg/kg 정맥투입(~35mg)이 권고됐다. 

만약 환자가 이전 두개내출혈 병력, 6개월 이내 허혈성 뇌졸중 병력 등이 있어 혈전용해 치료가 금기되지만 환자의 동반질환을 응급 PCI로 치료했을 때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응급 PCI를 시행하는 것이 권고됐다. 그러나 혈전용해 치료가 금기되고 PCI도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면 보수적 표준 치료에 의존하는 것이 권고됐다. 

권고안은 이외 ▲심혈관 중재술이 필요한 환자 분류 ▲심혈관실 운영 및 관리 ▲개인보호장비 사용 ▲심폐소생술 치료 ▲NSTE-ACS 환자 치료에 관해 설명을 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는 "앞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임상적 학문적 자료가 나오면 발 빠르게 보완해 개정판을 출간할 예정이며 국내 현실에 맞는 치료법을 정립하겠다"면서 "의료진은 그 특성상 환자와 직접 접촉의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의료진 자체가 코로나19 감염원 노출에 수동적인 고위험군인 동시에 다른 환자들에게 바로 전파할 수 있는 능동적인 고위험 전파자가 될 수 있으므로 더 엄격한 방역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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