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카나 CREDENCE 사후분석 결과, eGFR 30 미만군 신손상 위험 없이 콩팥병 진행 지연
eGFR 30 미만군 포함된 포시가 DAPA-CKD·자디앙 EMPA-Kidney에 학계 주목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장약에 이어 신장약으로 합격점을 받고 있는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가 신기능 손상이 심각한 환자 치료제로도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의 주요 임상연구에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mL/min/1.73㎡)이 30 미만인 환자들이 포함되면서, 이들에게도 SGLT-2 억제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가장 먼저 희소식을 전한 SGLT-2 억제제는 인보카나(성분명 카나글리플로진)다. 

제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CREDENCE 사후분석 결과, eGFR 30 미만군에게 인보카나 치료를 진행해도 급성 신손상에 대한 우려 없이 콩팥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지난달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현재 eGFR 30 미만은 SGLT-2 억제제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보카나에 더해 향후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등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는다면, 이들 환자도 SGLT-2 억제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GFR 30 미만 인보카나군, 급성 신손상 위험 위약군과 차이 없어

CREDENCE는 eGFR 30 이상 90 이하이고 뇨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UACR)가 300~5000mg/g인 제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 4401명이 모집된 임상3상이다. 

eGFR 30 이상인 환자군을 모집했지만 선별검사 후 무작위 분류가 이뤄지기까지 기간에 eGFR이 30 미만으로 감소한 환자 174명(4%)이 확인됐다(평균 eGFR 26.5). 이들은 인보카나군(84명)과 위약군(90명)에 배정됐고 2.6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환자군의 이상반응과 eGFR 변화를 정기적으로 평가한 결과, eGFR 30 미만군과 이상군 모두 인보카나군의 신부전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위약군 대비 인보카나군의 신부전 발생 위험은 eGFR 30 미만군에서 23%(HR 0.67; 95% CI 0.35~1.27), 이상군에서 30%(HR 0.70; 95% CI 0.54~0.91) 낮았다.

단, eGFR 30 미만군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는 환자 수가 적고 사건 발생 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eGFR 30 이상군과 미만군에서 인보카나군의 급성 신손상 발생 위험은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이상군: HR 0.84; 95% CI 0.62~1.14, 미만군: HR 1.04; 95% CI 0.42~2.55).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eGFR 30 이상군에서 인보카나군이 위약군보다 13% 의미 있게 낮았고(HR 0.87; 95% CI 0.82~0.93), 미만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어(HR 1.08; 95% CI 0.79~1.47) 인보카나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어 신기능 변화를 평가하고자 치료 시작 3주째부터 130주까지 eGFR를 확인한 결과, eGFR 30 미만군의 연간 평균 eGFR은 인보카나군이 1.30, 위약군 3.83 감소해 두 군간 약 2.5의 차이가 확인됐다.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연간 평균 eGFR 감소율은 인보카나군이 위약군보다 66% 적은 것으로 추산됐다(95% CI 0.90~4.17).

연구를 진행한 미국 시카고대학 George L. Bakris 교수는 "중요한 결과는 eGFR 30 미만군에서 급성 신손상 발생 위험이 인보카나군과 위약군 간 다르지 않았고, 치료 시작 3주 후에도 eGFR의 급격한 가역적 감소(acute reversible decline)가 관찰되지 않은 것"이라며 "전체 환자군에 이어 eGFR 30 미만군에서도 인보카나의 일관된 혜택을 확인했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유지투석 또는 신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인보카나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후분석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사례에 대한 결과는 보고되지 않은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CREDENCE 전체 결과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드물게 보고됐지만, 인보카나군의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10배가량 높다고 조사된 바 있다.

DAPA-CKD·EMPA-Kidney로 치료전략 변화할까?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인보카나에 이어 올해 발표된 포시가의 DAPA-CKD 추가 분석과 현재 진행 중인 자디앙의 EMPA-Kidney 결과에도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DAPA-CKD는 eGFR 25 이상, EMPA-Kidney는 20 이상인 환자들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공개된 DAPA-CKD에서는 eGFR 45를 기준으로 하위분석을 진행, 45 이상군과 미만군 모두에서 포시가의 신장보호 혜택을 보고했다. 하지만 30 미만으로 신기능 손상이 심각한 환자에 대한 하위분석은 진행하지 않았다. 

CREDENCE 사후분석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 모내시대학 Sophia Zoungas 박사는 논평을 통해 "두 가지 연구 결과는 단백뇨가 없고 eGFR이 매우 낮은 환자에게 SGLT-2 억제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eGFR 30 미만군에 대한 DAPA-CKD 추가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된다면 SGLT-2 억제제로 콩팥병이 진행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이들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eGFR 30 미만인 환자를 SGLT-2 억제제로 치료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Bakris 교수는 "CREDENCE에 이어 다른 연구에서도 혜택이 확인될 때까지는 eGFR 30 미만인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치료를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Zoungas 박사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는 적응증에 해당하는 eGFR 30 이상인 만성 콩팥병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치료를 시작하고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