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인도 등 아시아 전문가 13명, SGLT-2 억제제 치료 관련 권고안 발표
전문가 "SGLT-2 억제제, 당뇨병성 신증 환자 신장보호 입증한 유일한 혈당강하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시아 전문가들이 신장보호 혜택을 입증한 SGLT-2 억제제를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로 집중 조명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홍콩, 인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의 내분비 전문가 13명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SGLT-2 억제제 연구와 국제 가이드라인, 신장 및 심혈관계 영향 연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아시아 제2형 당뇨병 및 콩팥병 동반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치료'에 대한 전문가 권고안을 개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 윤건호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이 참여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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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ARB, ACEi 등 RAS 억제제와 별개로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혜택이 있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SGLT-2 억제제 치료 시 알부민뇨와 조기 신장질환 발생, 신장기능 악화, 신장사 등 위험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게 이유다.

총 14개로 마련된 권고안은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11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당뇨병성 신증 조기진단 강조…매년 1회 신장기능 모니터링 권고

아시아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의 조기 발생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대사질환 위험인자의 유병률이 높아 당뇨병성 신증에 대한 부담이 큰 환자군으로 꼽힌다. 게다가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또는 말기 신질환 진행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당뇨병성 신증의 조기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권고안에서는 이 같은 아시아인의 당뇨병성 신증 부담을 정리하며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신장질환이 조용히 진행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질환을 조기진단하고 관리하고자 최소 매년 1회 신장기능 모니터링과 정기적인 알부민뇨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이에 더해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신장질환 진행을 지연시키고 심혈관 예후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혈당 및 혈압 조절과 이상지질혈증 관리 등이 필수라고 주문했다. 

SGLT-2 억제제 신장보호 혜택, 혈당강하 효과와 무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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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신장보호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혈당강하제이며, 이는 혈당 강하 효과와 무관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이에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SGLT-2 억제제 복용 시 말기 신질환 발생 또는 등록 당시 대비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 심혈관 또는 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다고 정리하며 SGLT-2 억제제의 혜택을 강조했다. SGLT-2 억제제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2배 증가할 위험은 40%, 말기 신질환 진행 위험은 32% 낮춘다는 것.

이러한 신장보호 효과는 ACEi 또는 ARB와 병용할 때 나타나며, 그 효과는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30mL/min/1.73㎡ 초과 90mL/min/1.73㎡ 미만의 범위에서 일관되게 보고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SGLT-2 억제제 치료 초기에 eGFR 감소가 나타나지만 이후 신장기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신장기능의 악화가 지연된다고 정리했다. 특히 중등도~중증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게서 SGLT-2 억제제 치료는 지속적인 알부민뇨 감소와 관련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중등도~중증 환자는 추가적인 혈당조절 필요할 수도

SGLT-2 억제제의 신장보호 혜택에 더해 심혈관과 대사질환 지표 등에 미치는 영향도 권고안에 담았다. 

먼저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SGLT-2 억제제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고 명시했다. 

중등도~중증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더라도 추가적인 혈당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GLT-2 억제제의 혈당 강하 효과는 중등도~중증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게서 약화되므로, 개별적인 혈당 목표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가 요구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체중 조절 및 수축기혈압 감소, 요산과 헤마토크릿(hematocrit) 개선과 연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성 측면에서 SGLT-2 억제제 치료 시작 전 저혈량증, 탈수, 울혈성 심부전, 말초혈관질환 등 급성 신손상(AKI)에 취약해질 수 있는 요인과 이뇨제, ACEi, ARB,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같은 병용약물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도 SGLT-2 억제제 혜택 얻을 수 있어

심혈관질환을 동반했거나 고위험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 예후에 SGLT-2 억제제가 미치는 영향도 함께 정리했다. 

만성 콩팥병 동반 환자를 포함해 심혈관질환 동반 또는 고위험인 제2형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로 신장기능 악화, 말기 신질환, 신장사 등의 신장사건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이들 환자의 알부민뇨를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거대알부민뇨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 신장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고 알부민뇨 호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장 예후 개선하는 잠재적 메커니즘은?

아시아 전문가들이 정리한 신장예후 개선에 SGLT-2 억제제가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메커니즘은 크게 다섯 가지다. 

SGLT-2 억제제의 신장예후 개선 혜택은 신장 및 전신효과(systemic effects)에 기인한 것으로 △사구체 과여과 감소 △전염증 및 전섬유화 경로 억제 △산소 소모와 신장피질의 부담 감소로 세뇨관 세포 구조 안정화 및 기능 보존 △당독성과 폴리올경로(polyol pathway)의 활성화를 제한한 근위세뇨관 세포를 통한 포도당 흐름 감소 △근위세뇨관에서 증가했던 나트륨 농도 감소 및 관상세포에 대한 자극 제한 등이 제시됐다. 

이에 더해 △신관류(renal perfusion) 유지와 함께 심장기능 개선 △혈압 강하 △지방 및 포도당 대사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기질인 케톤체로 전환 △내피세포 기능장애 및 동맥경직도 감소 △혈당조절 △체중과 지방축적 감소 △헤마토크릿 증가 등을 포함한 혈역학적 및 대사적으로 좋은 효과가 신장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정리했다. 

SGLT-2 억제제, 아시아 당뇨병성 신증 환자 치료옵션으로

SGLT-2 억제제가 심혈관과 신장에 미치는 혜택을 고려해, 당뇨병성 신증 또는 고위험 환자 치료제로 SGLT-2 억제제를 선호할 수 있다는 게 아시아 전문가들의 최종 결론이다.

이에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ACEi 또는 ARB와 병용하면 질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당뇨병성 신증 고위험군 및 과여과 환자의 신장기능을 보호하고 알부민뇨를 줄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권고안을 통해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최적 관리에는 강력한 혈당 및 혈압 조절과 함께 ACEi 또는 ARB 치료 등이 포함된다"며 "SGLT-2 억제제는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당뇨병성 신증 환자의 신장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게다가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 예후와 관련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SGLT-2 억제제의 치료 혜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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