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한국장기이식연구단 데이터 기반 신장이식 결과 분석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신장수명 차이 없고 환자생존율 높아

세브란스병원 허규하 이식외과 교수(왼쪽)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식외과 김덕기 교수.
세브란스병원 허규하 이식외과 교수(왼쪽)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식외과 김덕기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60세 이상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이식 후 이식 신장의 수명에 차이가 없고 환자 생존율은 더 높은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그동안 뇌사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허규하 교수(이식외과)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덕기 교수(이식외과)팀은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과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Transplant International(IF 3.782)'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60세 이상의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투석을 받는 고령 환자도 증가 추세다. 

말기신부전 환자가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장이식이 필수적이지만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신장이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적합한 기증자가 없으면 뇌사기증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으나, 등록 후 이식까지 평균 대기 기간이 약 7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합한 기증자가 있고 수여자가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신장이식을 하는 게 투석을 받는 것보다 생존율, 삶의 질, 비용절감 면에서 효과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많은 기관들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부작용 등 결과에 대한 보고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지원하는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신장이식을 받은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 634명을 대상으로 혈액형 부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80명)의 이식 후 결과를 혈액형 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222명)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332명) 결과와 비교·분석했다.

(왼쪽)세 그룹 간 이식 후 이식신장 기능을 비교한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서는 높게 나타났다. (오른쪽)이식 후 환자의 연간 생존율은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과 부적합 신장이식 간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 보다 높게 나타났다.
(왼쪽)세 그룹 간 이식 후 이식신장 기능을 비교한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서는 높게 나타났다. (오른쪽)이식 후 환자의 연간 생존율은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과 부적합 신장이식 간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빈도는 혈액형 적합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식 신장의 기능의 경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서는 높게 나타났다.

이식 후 환자의 연간 사망률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0.5%)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0.3%)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단, 뇌사기증자 신장이식(1.5%) 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허 교수는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가 혈액형이 맞지 않는 생존기증자가 있을 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혈장교환술 등 처치 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 받는 것이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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