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A·B형 치료제 치열한 경쟁...예방요법과 환자 편의성 강조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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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혈우병 치료제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세계혈우연맹(WFH)이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정의, 혈우병 치료에서 '예방요법'을 강조하면서 A형과 B형 가릴 것 없이 예방요법을 통한 치료 순응도 향상과 환자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혈우병 치료에서 강조된 예방요법

최근 세계혈우연맹은 지난 8월 가상총회를 열고 '환자의 출혈을 방지하면서 정상인과 동일하게 능동적인 삶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치료제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예방요법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정의했다.

특히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로서 장기간 일상적인 예방요법을 제안했고, 출혈로 인한 관절병이 시작되기 전인 3세 이전에 1차 예방요법을 가급적 빠르게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표준 반감기 혈액응고인자 외에도 반감기 연장 제제, 비인자 치료제 등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도 권고했다.

출혈 가능성이 높은 중증 A, B형 혈우명 환자를 대상으로 예방요법을 강력하게 권고한 것이다.

실제로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주 1~2회 치료로 환자의 일상생활을 보장하는 '장기지속형' 제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반감기 연장 제제는 적은 투여 횟수로 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및 투여 일정 부담을 낮추고, 예방요법의 순응도를 증가시킨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박영실 교수(소아청소년과)는 "혈우병은 관절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혈우병성관절증까지 이어지는 증 장기적 합병증이 크다"며 "혈우병의 근본적 원인은 응고인자 부족인 만큼 예방 목적으로 필요한 만큼 혈액응고인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 농도를 유지하는 예방요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혈우병 A형 치료제 시장, 헴리브라와 애디노베이트

A형 혈우병은 생존 남아 5000~1만명 당 1명의 발생 빈도를 갖는다. 

국내의 경우 작년 말 기준 혈우병 환자 수는 약 2500명으로 이중 80%는 A형에 해당한다. 시장 규모도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와 애디노베이트(루리옥토코그알파페골)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A형 혈우병의 일상적 예방요법을 위한 유전자재조합 제제다. 제8인자 혈액응고 작용기전을 모방해 활성화된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 기술이 적용됐다.

헴리브라는 제8인자 최저농도 1% 이하의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경증(최저농도 5% 이상) 수준으로 유지, 출혈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 방식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출시된 혈우병 예방요법 치료제들은 모두 주 2~3회 정맥주사 방식이지만, 헴리브라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까지 피하주사가 가능,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다.

애디노베이트 역시 제8인자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장기지속형 치료제다.

애디노베이트는 페길화(Pegylation) 기술을 통해 애드베이트 대비 반감기를 1.4~1.5배 연장, 일상적 예방요법에 필요한 약물 투여 횟수를 주 2회로 줄여,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주사제와 주사용수가 결합된 원스텝 디바이스 박스젯lll를 도입, 투약 준비시간과 약물 투여시간을 단축시켰다.

 

베네픽스와 알프로릭스, 혈우병 B형 치료제 시장 선도

A형 혈우병의 5분의 1 정도의 환자 수와 시장규모를 보이는 B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도 예방적 요법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알프로릭스(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와 베네픽스(노나코그-알파)가 있다.

알프로릭스는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예방요법 시행 환자들의 출혈 개선, 치료순응도 향상, 투여용량 감소 등을 확인했다.

Hemophilia에 발표된 B형 혈우명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차트분석 결과에 따르면 알프로릭스 예방요법으로 전환한 환자 32명 중 81%(26명)에서 투여간격이 연장됐다. 

투여 용량도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약 50% 감소됐는데, 기존 치료제 사용군의 투여용량은 116.0IU/kg이었던 반면, 알프로릭스 전환군의 투여 용량 변화의 중간값(IQR)은 -56.0IU/kg 감소했다.

특히 알프로릭스 주 1회 예방요법은 중증 환자와 중등도 환자 모두 연간 출혈률을 줄였다.

알프로릭스 투여 전 환자 19명에서 53개의 표적 관절이 관찰됐는데, 알프로릭스 예방요법 전환 후 표적관찰은 32%(17/53개)해소됐고, 47%(9/19명)환자에서는 표적관찰이 보고되지 않았다.

베네픽스도 예방요법의 가능성을 입증했다(Haemophilia. 2016 May;22(3):381-8).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네픽스를 주 1회 100IU/kg을 예방요법으로 투여한 결과, 보충요법에 비해 연간 출혈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예방요법의 연간 출혈률(ABR) 중간값은 2.0으로, 보충요법 33.6에 비해 94% 감소했다.

환자 설문에서도 88.4% 환자는 주 1회 투여에 '매우 우수하다' 또는 '우수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베네픽스는 혈우병 B형 항체 환자의 면역관용요법(immune tolerance induction, ITI)에 급여가 적용, 항체가 생성돼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박영실 교수는 "정맥주사가 형태가 대세인 혈우병 치료제는 예방요법이 쉽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에서 주 1회 요법이 주 2회 요법과 동등하는 결과가 나오는 만큼 예방요법은 혈우병 치료의 원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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