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0] 오메캄티브 메카빌 임상3상 GALACTIC-HF 결과 발표
첫 심부전 발생·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8%↓…평가지표 따로 분석한 결과는 유의성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암젠이 10년 넘게 개발 중인 심부전 신약 '오메캄티브 메카빌(Omecamtiv Mecarbil)'이 어정쩡한 임상 성적표를 받았다.

GALACTIC-HF 임상3상 결과,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첫 심부전 발생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췄다. 

그러나 1차 목표점의 평가지표를 각각 분석한 결과에서는 의미 있는 치료 혜택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13~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13일 공개됐고 동시에 NEJM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오메캄티브 메카빌, FDA '패스트트랙' 지정 치료제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심부전 치료제다.

임상2상에서 만성 심부전 환자의 심장 수축기 기능과 좌심실 크기, NT-proBNP 등을 개선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3상인 GALACTIC-HF가 진행됐다.

연구에서는 좌심실박출률(LVEF) 35% 이하인 좌심실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표준요법과 함께 투약하면 임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John R Teerlink 교수는 13~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GALACTIC-HF 임상3상 결과를 13일에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John R Teerlink 교수는 13~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GALACTIC-HF 임상3상 결과를 13일에 발표했다. <AHA 2020 온라인 강의 화면 캡처>

35개국에서 모집된 8232명 환자군은 △뉴욕심장학회(NYHA) 분류 Class II~IV △LVEF 35% 이하 △BNP 125pg/mL 이상 또는 NT-proBNP 400pg/mL 이상(심방세동/심방조동 환자라면 BNP 375pg/mL 이상 또는 NT-proBNP 1200pg/mL 이상) △현재 만성 심부전으로 입원(입원환자) 또는 선별검사 전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기록이 있거나 심부전으로 응급실에 방문(외래환자) 등에 해당됐다. 

이들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4120명)과 위약군(4112명)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은 25mg 1일 2회 용법으로 치료를 시작했고, 무작위 분류 후 2, 6주에 약동학적 평가를 진행해 일부 환자는 37.5mg 또는 50mg 1일 2회 용법으로 용량을 적정했다.

심혈관질환 사망률, 오메캄티브 메카빌군 19.6% vs 위약군 19.4%

추적관찰 21.8개월(중앙값) 동안 1차 목표점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과 첫 심부전 발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의 위험이 위약군보다 8% 유의하게 낮았다(HR 0.92; 95% CI 0.86~0.99).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 37%, 위약군 39.1%였다. 

그러나 1차 목표점의 평가지표를 각각 분석한 결과에서는 긍정적인 성적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첫 심부전 발생 위험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7%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93; 95% CI 0.86~1.00).

게다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19.6%로 위약군(19.4%)보다 0.2%p 더 높았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HR 1.01; 95% CI 0.92~1.11). 

이어 등록 당시 대비 치료 24주째 KCCQ 점수 변화를 확인했다. KCCQ 점수는 심부전 질병 특이적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지표로, 점수가 높을수록 질병 관련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원환자의 경우,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23.7점, 위약군이 21.2점 개선됐다.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2.5점 더 향상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95% CI 0.54~4.46).

외래환자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5.8점, 위약군이 6.3점 높아져, 오히려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에서 건강상태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0.5점; 95% CI -1.40~0.48).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NT-proBNP는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10% 더 감소했다. 

단,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에서 혈압 감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신기능 또는 칼륨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도 없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57.7%, 위약군이 59.4%로 비슷했고,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도 각 9.0%와 9.3%로 차이가 없었다. 

LVEF 28% 이하 환자군 혜택 확인…"환자군 하위분석 필요"

이어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치료 혜택을 크게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을 확인하고자 하위분석을 진행했고, LVEF 28% 이하인 환자군에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16%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HR 0.84; 95% CI 0.77~0.92). 

이와 달리 LVEF 28% 초과인 환자군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군빌의 1차 목표점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HR 1.04; 95% CI 0.94~1.16).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John R Teerlink 교수는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HFrEF 환자의 첫 심부전 사건 발생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며 "심근허혈, 심실부정맥 등을 포함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과 위약군이 비슷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향후 GALACTIC-HF 연구를 통해 LVEF가 저하된 환자와 같이 심장기능 개선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는 하위군을 확인하는 추가 분석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탠퍼드의대 Paul Heidenreich 교수는 "최근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정확히 어떤 환자군에 투약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단, 다른 치료제와 달리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혈압을 낮추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