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방사선+표적치료', 진행성간암 수술도 가능
'항암+방사선+표적치료', 진행성간암 수술도 가능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0.07.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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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 효과 결과 발표
47명 임상시험 1개월 후 44.7%에서 종양크기 30% 이상 감소
9명은 병기 낮아져 간 절제 수술 및 간 이식까지 가능해져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수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치료와 동시에 항암약물을 간에 직접 투여하면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일부 환자의 경우 병기가 낮아져 간 절제 및 간 이식까지 가능하며 방사선·항암병행 치료 후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환자 절반 이상에서 암세포가 30% 이상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김범경, 김도영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 교수

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최근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 연구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전했다.

진행성 간암의 표준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완화적 치료'다. 

진료 현장에서는 이들 환자에게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sorafenib)이 주로 권고되고 있으나,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2~3개월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표적치료제의 특성상 종양이 치료제에 반응해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소라페닙의 경우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정도가 약 3% 정도다.

종양 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이후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며, 생존 기간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다.

또한 종양 크기가 축소돼야 종양을 수술로 절제하거나, 간 이식을 통해 장기간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연구진은 47명의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은 진행성 간암 중에서도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간문맥(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침범이 있거나, 높은 종양표지자 수치로 인해 항암치료만으로는 안 좋은 예후를 보일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로 구성됐다.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간동맥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방사선 효과를 증진해 종양축소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간 내 전이를 억제한다. 

아울러 간동맥으로 항암제를 주입해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 항암제 전신독성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 한 달이 지난 후,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종양 반응을 보인 환자)는 44.7%였다.

이후 47명 중 34명은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았고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53.2%로 약 8.5%의 환자가 추가로 호전됐다.

진행성 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12개월인 것에 비해, 실험군 47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24.6개월로 생존율이 향상됐다.

특히, 전체 47명 중 9명(19.1%)은 치료 후 병기가 낮아져 완치를 위한 간 절제술 또는 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12개월인 것에 비해, 실험군 47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24.6개월로 생존율이 향상됐다.

이 중 간문맥에 암세포 침범이 있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3개월로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이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보존적 치료를 받았을 때 2~4개월 △소라페닙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6~8개월로 알려졌다.

전체 47명 환자 중 부작용은 설사(36.2%), 항암치료 후 손과 발이 붓고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해지면서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수족증후군(34%)이었으며, 증상 개선을 위한 대증적 치료로 부작용은 효과적으로 관리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범경 교수(소화기내과)는 "진행성 간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라페닙 단독 요법은 종양이 줄어드는 비율이 3% 정도로 보고되나 이번 연구에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후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은 경우 절반이 넘는 53.2%의 환자들이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했다"며 "이 방법이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우수한 생존율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간암에서 간 대상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소라페닙의 효용성과 안정성: 전향적 2상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 Biology, Physics'(IF 6.203)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고안한 간암 치료법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2002년에 처음 '대한간학회'지에 논문으로 발표했고, 2008년에 첫 파일럿 시험(pilot trial)으로 국제 학술지 'Cancer'에 보고했다. 

현재 일본, 동남아 등 여러 나라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고자 여러 고도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와 관련 성진실 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은 적합한 환자를 잘 선별할 소화기내과 의사가 중심이 돼 방사선종양학과, 항암제 투입 도관을 잘 넣을 수 있는 영상의학과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다"며 "실제 임상에서 이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LD-CCRT를 적용하고 이후 수술 또는 이식까지 가서 완치를 경험하는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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