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윤승규·성필수 교수팀, 면역 회피 'CEACAM1' 분자 발견해 기전 규명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국내 연구팀이 간암의 새로운 면역 회피기전을 규명해 향후 간암 면역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성필수 교수와 가톨릭간연구소 박동준 연구원(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성필수 교수와 가톨릭간연구소 박동준 연구원(왼쪽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승규·성필수 교수(소화기내과)와 가톨릭간연구소 박동준 연구원은 간암줄기세포 마커인 EpCAM 발현이 높은 세포가 자연살해세포 등 종양살상세포에 의한 면역기전을 회피하기 위해 세포 표면에 CEACAM1 분자의 발현이 증가된 것을 확인했다.

난치성 종양인 간암은 발생률이 높은 국내 5대 암 중 하나로 조기에 발견될 경우 완치율이 높지만 진행된 간암에서는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생존율이 매우 낮다. 특히 진행성 간암에서는 항암, 방사선 및 표적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해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진행성 간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최근 도입된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 치료도 단일요법으로는 반응률이 20%에 머무르고 있다. 

각종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원인으로 암 줄기세포(cancer stem cell)가 중요한 역할로 지목된다. 암세포의 5% 미만을 차지하는 암 줄기세포는 암 조직을 유지하고 치료 후 줄어든 암세포를 재생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EpCAM 양성 생쥐 간암 모델에서 CEACAM1 차단 시 종양의 크기가 감소됐다.
EpCAM 양성 생쥐 간암 모델에서 αNK1.1 또는 αCEACAM1 차단 시 종양의 크기가 감소됐다.

대표적 종양살상세포인 자연살해세포의 활성도는 간암 환자의 재발 및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 EpCAM을 발현하는 간암줄기세포의 CEACAM1 발현이 종양살상세포의 항종양 살상효과를 방해해 결과적으로 면역 치료의 효율을 반감시킨다. 

연구팀은 간암의 생쥐 모델을 활용해 CEACAM1을 저해시킨 결과, 종양 내 자연살해세포 및 T 세포 활성도가 증가하고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증명했다. 

윤승규 교수는 "현재 반응률이 약 20%에 머물고 있는 간암 면역항암치료의 반응률을 높일 수 있는 신규 타깃 분자를 발견한 것에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성필수 교수는 "지속적인 간암의 면역 회피 기전 연구를 통해 새로운 면역치료의 방안을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3월 27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가 후원한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과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EpCAM 발현 간암세포에서 CEACAM1 차단에 의한 면역치료 효능 증강에 대한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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