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삽입형 제세동기, 강점 충분”
“피하삽입형 제세동기, 강점 충분”
  • 양영구 기자
  • 승인 2020.07.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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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천세종병원 박상원 과장 
부천세종병원 박상원 과장(심장내과)은 S-ICD는 강점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부천세종병원 박상원 과장(심장내과)은 S-ICD는 강점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피하삽입형 제세동기(S-ICD)가 경정맥형 제세동기(ICD)의 단점을 메우고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쓰였지만, 국내서는 지난해 3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S-ICD는 흉골 부위 피하에 바로 삽입되기에 ICD 대비 혈관 감염의 위험과 혈관 협착 등의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지난해 보험급여 적용 이후 국내서는 약 190건의 S-ICD 시술이 진행됐는데, 이 중 약 20%는 전북, 강원, 경북, 울산, 부산 등 지방에서 이뤄졌다. 

기자와 만난 부천세종병원 박상원 과장(심장내과)은 국내 첫 S-ICD 프록터(proctor)로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S-ICD가 충분히 강점이 있는 만큼 동료 의사들에게 적극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 S-ICD 시술이 필요한 환자군이 있나. 

S-ICD와 혈관 내 삽입형 제세동기(TV-ICD)의 기본적인 성격은 비슷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다른 형태의 기기이다 보니 차이가 존재한다. 삽입형 제세동기라는 기기적 성격에 따라 시술이 필요한 환자군은 상당 부분 겹치지만 환자군에 따라 S-ICD가 필요한 환자, TV-ICD가 유용한 환자가 다르다. 

- 기억에 남는 S-ICD 환자가 있나. 

TV-ICD를 이식했던 13세 환자다. 이 환자는 삽입 후 염증이 발생해 S-ICD로 교체한 국내 두 번째 환자다. 사실 시술 당시만 해도 상당한 우려가 있었다. 가슴이 아닌 옆구리에, TV-ICD보다 기기의 크기가 더 커 환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재는 S-ICD가 TV-ICD보다 생활하는 데 있어 더 편리하다는 피드백을 받곤 한다. 

- S-ICD는 기존 ICD 대비 혈관 감염 위험과 혈관 협착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심부전 1차 예방으로 S-ICD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부전 1차 예방은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질환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대상이다. 실제로 심부전 1차 예방이 필요한 환자에게서 ICD가 작동하는 경우는 약 30%에 불과하지만, ICD를 삽입함으로써 환자가 불편감은 없으면서 합병증이 덜 생기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환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S-ICD가 TV-ICD에 비해 협착 등 혈관 합병증이 적고 시술도 편하면서 환자 만족도도 높은 만큼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심부전 1차 예방 목적으로 S-ICD를 선호한다고 한다. 

- S-ICD의 단점은 서맥과 항빈맥 조율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단점을 극복할 수 있나. 

TV-ICD는 유도선이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고정돼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S-ICD는 유도선이 심장 밖에 있어 심조율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빈맥이나 서맥을 동반한 심조율이 필요한 부정맥 환자에게는 TV-ICD가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S-ICD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고안되고 있다. 페이스메이커를 캡슐 형태로 제작, 심장 안에 삽입한 후 ICD 기기와 연결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또 유도선을 심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도록, 즉 흉골 아래에 삽입하는 형태의 기기들도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국내 첫 S-ICD 프록터로 알고 있다. 느낀 점이 있다면. 

프록터를 하면서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S-ICD는 외과적 술기가 요구되기에 내과 전문의는 추가적으로 익혀야 할 술기가 있다. 때문에 시술 초기에는 어색하고 힘들기도 하다. S-ICD 시술을 처음 접할 때 생소하다고 느끼는 것 뿐이지 술기 훈련이 어느 정도 이뤄진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느꼈다. 

-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어려움이 크다고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하는 기간이 느려지는 것 같다. 약 1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일례로 S-ICD도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2009년과 2012년부터 사용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도입하지 않았나. 아시아권에서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5년 정도 늦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물론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할 때 면밀하게 검토해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지 따져보는 게 맞다. 하지만 의사로서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 신의료기술평가제도의 한계도 있다.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평가 기간을 줄이는 등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S-ICD도 개발될 때는 원격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사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양날의 검이다. 무분별하게 빠르게 도입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너무 엄격하게 평가해 도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다. 불필요한 규제들은 없애야 4차 산업혁명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사실 S-ICD를 경험하지 못한 의료진도 많다. 프록터를 경험한 입장에서 보면 의사는 환자에게 S-ICD가 유용한지, 환자에게 불편은 없는지 등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이란 게 다 그렇지 않나. 

생소할 뿐인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나 잘못된 인식이 없어야 한다. 프록터를 맡았을 당시 일본 의사들에게 많이 묻고 답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내가 동료들에게 S-ICD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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