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분석 연구, 와파린이 낮은 허혈성 뇌졸중 사건과 연관되지 않아
미국 연구팀 "와파린 대신 좌심방이폐색술이 좋은 대안"

말기신장질환(ESRD)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 와파린이 기대치 많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어 좌심방이폐색술(Left Atrial Appendage Occlusion, LAAO)가 좋은 대안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가 동반질환이 있으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지고 더 높은 CHA2DS2-VASc 점수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ESRD 환자는 허혈성 뇌졸중 및 출혈 위험이 일반 인구보다 더 높다. ESRD 환자는 또 일반 인구보다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 더 높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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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를 치료하는 데 와파린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몇몇 연구는 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 허혈성 뇌졸중을 막는 데 와파린의 효과 및 안전성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관찰 혹은 후향적 연구였고, 전향적 연구는 드물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환자군의 항응고제 치료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없었으며, 시행된 메타 분석들의 결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 해당한 가이드라인 권고사항들도 불일치하다.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학회(AHA/ACC)는 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 항응고제 치료 권고했다. 

그러나 유럽심장학회(European Cardiovascular Society)는 이러한 권고에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항응고제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다. 

KDIGO(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는 이러한 환자군에 와파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와파린을 포함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하면 혈전 형성 위험을 줄여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미시간주립대 Mandeep S. Randhawa 교수팀은 와파린이 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 어떠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발표된 연구를 토대로 "가장 광범위한 환자 샘플을 포함한"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ESRD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 약 2만 4000명을 포함한 연구 5개가 추가되면서 메타분석은 발표된 근거를 포괄적으로 검토했다. 

연구팀은 ▲허혈성 뇌졸중 ▲출혈성 뇌졸중 ▲출혈 ▲사망을 종료점 4개를 검토한 연구를 메타분석에 포함했다. 아울러 총 15개 연구가 포함됐으며 ESRD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 4만 7480명이 포함됐다. 4만 7480명 중 1만 445명(22.0%)은 와파린 치료를 받았다. 

약 2.6년 추적관찰한 결과, 와파린은 낮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HR 0.96, 95% CI 0.82~1.13)과 연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높은 출혈성 뇌졸중 위험(HR 1.49, 95% CI 1.03~1.94)과 연관됐었다. 또 출혈 위험(HR 1.20, 95% CI 0.99~1.47)은 낮아지지 않았으며, 사망 위험(HR 0.95, 95% CI 0.83~1.09)도 변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Randhawa 교수는 "검토된 연구에서 와파린은 심방세동 및 ESRD 환자에서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의 변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며 "또 와파린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유의하게 높고, 주요 출혈의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고, 사망률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여 와파린 외 다른 치료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Randhawa 연구팀은 와파린 대신 좋은 대안으로 좌심방이폐색술(LAAO)을 추천했다. LAAO는 좌심방이로 혈액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빈 곳을 메꾸어 없애는 시술법이다. 이는 기존 항응고제 복용 약물치료보다 적극적인 혈전 생성 억제 방법으로 알려졌다. 

시술은 환자의 허벅지 혈관에 특수 카테터를 넣어 심장 우심방에 진입한 후, 다시 우심방과 좌심방을 나눈 심장중격을 뚫고 좌심방으로 들어간다. 이후 좌심방이에 특수 폐색 기구를 넣어 메꾸는 시술을 하는데, 이는 계속 박동하는 심장 내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경험 많은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심장내과)는 본지에 "이번 연구가 제안하는 것은 와파린이 ESRD 환자에서 허혈성 뇌졸중 발생을 줄이는 데 아주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며 "오히려 와파린이 환자의 출혈 위험을 더 증가 시켜 적절한 치료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제안했지만 이번 연구는 메타분석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연구의 핵심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ESRD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e clearance)이 낮아 NOAC 사용 근거는 부족하고 현재 와파린이 이 환자군의 표준 치료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와파린이 허혈성 뇌졸중에 차이가 없다고 나타났기 때문에 대안은 LAAO 밖에 없다"고 말했다. 

LAAO는 이전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약 100명을 포함한 이전 국내 연구에 따르면 LAAO는 뇌졸중 발생률이 약 19% 감소했고 혈관출혈 발생률은 100% 감소했다. 또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도 좌심방이 폐색술을 받은 심장세동 환자는 뇌졸중이 발생해도 와파린을 복용하던 환자보다 그 손상 부위와 초래되는 여러 합병증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LAAO는 ESRD 환자군에서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시술은 크레아티닌 청소율과 관계되지 않아 이론적으로 더 유용할 것"이라며 "LAAO를 통해서 항응고제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특히 출혈 위험을 줄이고 허혈성 사건을 LAAO를 해서 와파린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허혈성 뇌졸중 측에서 LAAO는 와파린만큼 효과적이면서 출혈 사건을 줄여 와파린보다 이득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번 연구는 메타분석이기 때문에 현재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는 없지만 이번 연구 근거로 ESRD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 LAAO를 권유할 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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