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UST-AF PCI, 에독사반+P2Y12 억제제 vs VKA+아스피린+P2Y12 억제제 비교
출혈 위험 '비열등'·허혈성 사건 발생률 비슷…2제 시작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 제기
창원경상대 정영훈 교수 "대조군 설정 문제…치료기간 정보 부족하고 아시아인 적게 포함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의 에독사반+항혈소판제 2제요법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달렸다. 

PC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ENTRUST-AF PCI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에독사반+P2Y12 억제제 2제요법은 비타민 K 길항제(VKA)+아스피린+P2Y12 억제제 3제요법과 비교해 출혈 위험이 비열등했고 허혈성 사건 발생률이 비슷했다. 

이에 PC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의 항혈전제 요법은 3제요법을 오래 진행하지 않고 2제요법 시작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연구에 한계가 있어 실제 임상, 특히 아시아인에게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 지난달 14일 발표된 The Lancet 서신(Correspondence)을 통해 제기됐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NTRUST-AF PCI 연구는 PC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2제요법과 3제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대규모 무작위 오픈라벨 임상3b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The Lancet 온라인판에 실렸다.

PCI 받은 심방세동 환자, 항응고제+DAPT 시 출혈 위험 높아질 수 있어

심방세동 환자는 허혈성 뇌졸중과 혈전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PCI를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허혈성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진행해야 한다. 즉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는 PCI 후 항응고제와 DAPT 병용이 필요하다. 

2016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는 항응고제+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DAPT) 3제요법을 초기 일정 기간 진행하고 이후 항응고제+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2제요법으로 변경하는 것을 권고한다(European heart journal 2016;37:2893-2962). 

그러나 PC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가 항응고제와 함께 DAPT 3제요법을 진행하면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들 환자의 출혈 위험을 낮추면서 허혈성 사건을 막는 적절한 치료전략의 정리가 필요하다. 

ENTRUST-AF PCI, 2제요법 시 출혈 위험 17%↓…'비열등' 확인

ENTRUST-AF PCI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출혈 사건에 대해 에독사반 기반 2제요법은 3제요법 대비 비열등했고 허혈성 사건도 치료군간 차이가 없었다. 이에 PC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에독사반 기반 2제요법을 일찍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또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으로 PCI를 성공적으로 받은 심방세동 환자 1506명이 포함됐다. 18개국 186곳에서 모집됐으며 국내 환자도 일부 포함됐다는 게 주요 특징이다. 

전체 환자군은 에독사반(60mg 1일 1회)+P2Y12 억제제 2제요법군(751명)과 표준요법인 VKA+P2Y12억제제+아스피린(100mg 1일 1회) 3제요법군(755명)에 1:1 무작위 분류돼 12개월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12개월 이내에 발생한 주요 출혈 또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1차 종료점 연간 발생률은 2제요법군 20.7%, 3제요법군 25.6%로, 2제요법군의 출혈 위험이 17% 낮았고 두 군간 비열등성이 확인됐다(HR 0.83; 95%  CI 0.65~1.05; P=0.001 for non-inferiority). 단 2제요법이 우월하다는 결과지는 받지 못했다(P=0.1154  for superiority).

이와 함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뇌졸중, 전신색전증 또는 스텐트 혈전증 등 연간 발생률은 2제요법군 7.3%, 3제요법군 6.0%로, 허혈성 사건 발생률도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1.06; 95%  CI  0.71~1.69).

아시아인 11.2% 포함…"연구 결과가 아시아인 대표할 수 없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하지만 이 연구에도 해결하지 못한 세 가지 이슈가 있다는 게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의 의견이다. 그는 ENTRUST-AF PCI 연구의 한계점을 지난달 14일 발표된 The Lancet을 통해 서신 형식으로 발표했다.

먼저 대조군인 VKA를 복용한 3제요법군의 치료전략을 상대적으로 열악하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 연구에서 환자들의 목표 INR 범위를 2.0~3.0으로 설정했다"며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목표 INR 범위 2.0~2.5보다 높게 설정해, 상대적으로 대조군의 출혈 위험을 높여 연구를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2제요법의 출혈 관련 안전성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2제요법의 적정 치료기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한 점도 한계점으로 꼽았다. 연구에서 진행한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6개월부터 14개월까지 다양해 2제요법 치료기간을 명확하게 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에 포함된 아시아인이 적어 연구 결과를 국내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인은 항응고제 치료 시 백인보다 출혈 위험, 특히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다. 또 NOAC의 활성 대사체(active metabolites) 농도는 아시아인이 백인보다 높다고 보고된다. 활성 대사체는 약의 유효성 또는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체로, 적게 생기는 환자들이 많이 생긴 환자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또는 스텐트 혈전증이 주로 발생한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아시아인은 전체 환자의 2.3~11.2%로 적게 포함됐다"며 "이는 이번 결과가 아시아인을 대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벨기에 하셀트대학 Pascal Vranckx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아시아인은 11.2%였지만, 인종과 1차 종료점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또 아시아인의 INR 중앙값은 전체 환자군보다 낮았다. 목표 INR 범위인 2.0~3.0에 도달한 환자는 아시아인 외 인종에서 63%였으나 아시아인은 4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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