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 의료수익, 2018년 추경예산보다 146% 높여…타 병원에 비해 압도적
이대서울병원 빠른 정착 기대감 예산에서도 확인돼…현재 500여 병상 가동 중
이대목동병원 병상 수 줄였지만 환자 만족도 올라…양 병원 시너지 7월 분수령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이대서울병원을 개원하면서 보인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의 자신감은 2019년 예산 공고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2019년 예상 수익을 2018년 추경예산보다 1.5배 가까이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신생아 사망 사고 여파가 이대목동병원을 넘어 이대서울병원에까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물론, 예산이기 때문에 회계연도 기간 중에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이화의료원의 경영 정상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화여대는 최근 홈페이지에 '2019학년도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병원 자금운용 본 예산서'를 공고했다.

지난해와의 차이점은 올해 2월부터 이대서울병원이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하면서 이화의료원 예산안에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이 합산·기재된 부분이다.

예산안에서 수입부를 살펴보면 이화의료원이 2019년 목표로 설정한 입원수익, 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 등 '의료수익' 항목이 눈에 띈다.

2018년도 최종 추경예산에 비해서 2019년 입원수익, 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을 각각 42.94%, 49.95%, 75.58%까지 더 높게 책정한 것.

이를 모두 합하면 2019년 본 예산 의료수익은 3562억원가량으로, 2018년 추경예산 의료수익 약 2436억원보다 1126억원(증감률 46.23%)이 증가했다. 

추경예산이란 '추가경정예산'의 줄임말로 예산이 정해진 뒤 새롭게 생긴 각종 사유로 말미암아 이미 정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회계처리를 말한다.

보통 재무제표 공시의무가 있는 단체나 기관들은 한 해 동안 이 추경예산을 적게는 1번에서 많게는 3~4번까지 작성하기도 한다.

이화의료원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만 있다가 이대서울병원이 생겼기 때문에 2018년보다 2019년 예산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대서울병원의 기대 성장률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과 연세의료원보다 훨씬 높게 잡힌 예상 의료수익 증감률

이 관계자의 말처럼 이대서울병원의 미래를 반영해 작성한 2019년도 예산안이긴 하나, 2018년 추경예산에 비해 올해 예상 의료수익을 146.23%까지 올린 것은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대부분 의료기관들은 매년 초 자금운용 본 예산서를 작성할 때 되도록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커, 전년 대비 의료수익 증감률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의 부속병원 2019년도 본 예산서에 따르면 이화의료원만큼 증감률이 높게 잡힌 곳은 없다.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의료수익을 올린 고려대, 연세대도 전년 추경예산에 비해 2019년 예상 의료수익 증감률은 각각 7.74%, 4.98%에 불과하다.

그나마 10% 이상의 증감률을 예상하고 있는 곳은 가톨릭대(11.12%)와 인하대(12.17%)이며, 나머지 기관들은 3~7% 내외에 머물렀다.

이 같은 이화의료원의 자신감은 앞서 지난 5월 초 정식 개원을 앞두고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문병인 이화의료원장은 이대서울병원 진료가 2월 7일 시작된 이후 의료수익이 예상보다 긍정적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문병인 의료원장은 "이대서울병원의 발전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며 "4월에 예상 대비 수익을 이미 돌파했고, 1년 6개월 정도 지나면 이대서울병원의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탈락과 감염사고 등 여러 악재로 인해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대서울병원 건립은 무리한 도전이 아니겠냐는 각종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대서울병원이 이화의료원 전체 의료수익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병상 수 확대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이대목동병원(사진 왼쪽)과 이대서울병원 전경.
이대목동병원(사진 왼쪽)과 이대서울병원 전경.

이대서울병원은 최초 진료를 시작한 2월 7일 164병상으로 시작해 3~4월 330병상, 5~6월 458병상, 현재 약 500병상을 가동 중이며 내년 초 800병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화의료원 관계자는 "이대서울병원은 그동안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생각보다 성장률이 빠르다"며 "개원식 이후 병원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늘리고 있는 만큼 수입측면에서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대목동병원 또한 병상 수를 줄였지만, 환자 쾌적성이 향상돼 실제 줄어든 것에 비해서는 실적이 좋은 상황이라는 게 이화의료원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염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서로 협조가 원활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이대목동병원은 여성병원, 이대서울병원은 스마트병원에 중점을 둔 각자의 발전 계획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화의료원은 휴가철인 7~8월을 기점으로 양 병원의 시너지가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존 여성질환 치료와 인공방광 수술 및 로봇수술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대목동병원과 빠른 정착을 보이고 있는 이대서울병원의 시너지는 하반기인 7~8월부터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한 이대서울병원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1.5배가량 높은 의료수익을 예고한 이화의료원의 2019년 실제 경영실적은 어떤 결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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