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혈압계 퇴출…'140/90mmHg' 진단기준 바뀔 수도 있다"
"수은혈압계 퇴출…'140/90mmHg' 진단기준 바뀔 수도 있다"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6.0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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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 신임 이사장
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혈압 진단기준 강화 논란부터 발사르탄 사태까지. 최근 2년 동안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 중심에 대한고혈압학회가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내년부터 미나마타협약에 따라 약 100년간 진료실을 지켜온 수은혈압계 사용이 금지되면서 대한고혈압학회는 이를 대비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부터 2년간 대한고혈압학회의 수장을 맡게 된 편욱범 신임 이사장(이대서울병원 병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학회에 대한 학문적·사회적 요구가 늘어가고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이사장에 취임해 학회를 잘 이끌어야겠다는 의욕이 앞서면서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고. 

그를 만나 앞으로 풀어야 할 고혈압 이슈와 함께 향후 학회를 이끌어갈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들었다.

- 미나마타협약 시행으로 내년부터 수은혈압계가 진료실에서 퇴출된다. 임상에서 혼란은 없나? 

대다수 대형병원이 수은혈압계를 비수은 혈압계, 자동혈압계 등으로 대체했다. 그동안 학회에서는 수은혈압계를 대체할 수 있는 혈압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일각에서는 수은혈압계만 정확하고 자동혈압계는 정확하지 않다는 불신이 있지만, 현재 자동혈압계의 정확도는 검증됐다. 

또 부정맥이 심한 환자의 경우 자동혈압계가 아닌 수은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도록 권고되는데, 이에 맞춰 현재 하이브리드 혈압계가 출시됐다. 수은주 압력계 대신 전자식 압력계가 장착됐고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청진기로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혈압계 인증이다. 혈압계의 측정값이 부정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혈압계 정확도에 대한 인증이 필요하다. 인증기관에서는 수은혈압계를 제한적으로 갖고 있으면서 계속 혈압계의 정확도를 검증해 나갈 것이다. 혈압계 인증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인증받지 않은 회사 제품에 대해서는 학회가 정확도를 보증할 수 없다.

학회는 앞으로 인증받은 자동혈압계, 하이브리드 혈압계 등은 정확도에 대한 우려 없이 안심해서 사용해도 된다는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고자 한다.  

-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고혈압 진단기준과 목표혈압에 대한 논란은 남아있는 것 같다.

고혈압 진단기준 및 목표혈압으로 수축기혈압 '140mmHg'와 '130mmHg' 중 어떤 수치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세계 많은 연구자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학회는 연구 결과를 계속 모니터링해, 만약 진료지침 개정이 필요하다면 시기와 관계없이 변화를 줄 것이다. 

현재 고혈압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학회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가 수은혈압계로 측정한 고혈압 진단기준 '140/90mmHg'이다. 내년부터 수은혈압계 사용이 금지된다면 현 진단기준에 변화를 줘야 한다.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진료실에서 수은혈압계로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 가정혈압계 측정 혈압이 135/85mmHg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수은혈압계 사용이 금지된다면 한 가지 진단기준만 제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진단기준만 변화를 주기 위해 진료지침을 개정해야 할지는 학회 진료지침위원회와 논의가 필요하다. 

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고혈압학회 편욱범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국내 고혈압 환자가 1100만명을 넘어섰지만 조절률은 답보 상태다. 문제 해결 방안은?

젊은 고혈압 환자의 고혈압 조절률을 높여야 한다. 젊은 환자는 바쁜 생활로 인해 병원에 잘 가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젊은 고혈압 환자에게 어린 나이부터 약을 먹는다며 약 없이 조절해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 의미로 받아들이면 항고혈압제를 빨리 끊고 심혈관질환으로 조기 사망하라는 것과 같다. 항고혈압제는 혈압 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복용하는 것이다. 임상에서는 항고혈압제가 필요한 환자에게만 처방해준다. 

학회는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고혈압의 위험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젊은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200mmHg에 도달해도 증상이 없어 치료받지 않는다. 고혈압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으로 앞으로 인지도 개선을 위해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자 한다.

- 지난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혈압 예방 및 관리를 위한 MOU를 맺었다. 체결 배경과 앞으로 어떤 활동을 진행할 예정인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 때 건보공단 자료가 중요하다. 학회는 건보공단 자료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건보공단과 MOU를 체결했다. 

먼저 건보공단 자료를 통해 국내 고혈압 유병률 추이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를 분석하면 고혈압이 잘 조절되는 군과 조절되지 않는 군을 파악할 수 있다. 또 혈압 조절을 위한 개입(intervention)이 이뤄졌을 때 어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었는지 확인 가능하다. 건보공단 자료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꽤 정확하게 국내 고혈압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향후 고혈압 관리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학회를 어떻게 이끌 생각인지?

소통하고 화합하는 학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내에서 항고혈압제를 처방하는 내과 의사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가정의학과, 신경과, 외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항고혈압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과 의사들이 모여 고혈압을 잘 치료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는 항고혈압제를 처방하는 각 진료과 의사들과도 소통하고자 한다. 

또 25년간 학회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끈 선배들과 소통해 신구세대의 화합을 이끌겠다. 아울러 고혈압 관리를 통한 국민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의사뿐 아니라 국민 및 정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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