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 가려진 카나비디올 효과와 안전성
'정책'에 가려진 카나비디올 효과와 안전성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03.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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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혜 기자.
박선혜 기자.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자가 치료 목적으로 대마성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에 수입되는 5가지 대마성분 의약품 중 가장 주목받는 치료제가 '카나비디올(제품명 에피디올렉스)'이다. 기존 치료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았던 뇌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기면서 의사들과 환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뇌전증 학계는 카나비디올 관련 정책에 초점을 맞춰 의학적 측면에 대한 논의는 미비한 모습이다. 

지난 8일 대한뇌전증학회는 '카나비노이드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마성분 의약품의 치료 효용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대비하고자 카나비디올을 주제로 처음 마련한 토론회였다.

워크숍에서는 카나비디올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카나비디올 비용과 신청 과정 등 정책적 이슈에 대한 질의응답 및 토의가 주를 이루면서 의학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카나비디올을 뇌전증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우울증 등 치료에 쓸 수 있는지에 대한 환자 문의가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적응증 외 치료에 카나비디올을 써보길 희망하는 의사도 있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디자인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카나비디올 효과를 입증한 질환은 드라벳 증후군, 레녹스-가스토 증후군뿐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이 질환에 대해서만 적응증을 승인했다. 

카나비디올 도입으로 임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혼선을 막으려면 학회 차원에서 치료제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카나비디올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기본이 돼야 한다.

미국뇌전증학회(AES)는 카나비디올이 FDA 승인을 받기 전부터 학술대회를 통해 카나비디올 효능과 의학적 가치에 대해 토의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모아 지난 2월 카나비디올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 치료 효과와 함께 이상반응 및 확인되지 않은 약물 간 상호반응에 대해 주의를 권고했다.

앞으로 대한뇌전증학회는 국내외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를 검토하고 카나비디올을 복용한 국내 환자 데이터를 모아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장기간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국내 환자를 추적관찰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모아진 의견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치료제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근거가 되면서 향후 국내 처방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카나비디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카나비디올이 임상에서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학회가 활발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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