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문헌고찰 결과, 발작 빈도 50% 이상 감소한 환자군 위약보다 많아
에피디올렉스'만' 혜택 확인…모든 대마 성분 제품에 결과 적용 어려워

▲ 에피디올렉스(GW Pharmaceuticals 홈페이지 발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마 성분인 칸나비디올(cannabidiol)을 기반으로 한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Epidiolex)'가 약물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의 발작 빈도를 유의미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분석한 결과,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에피디올렉스를 복용한 소아 뇌전증 환자가 위약을 투약한 이들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치료 혜택은 에피디올렉스에만 국한됐기에, 모든 대마 성분 제품에서 동일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Jesse Elliott 교수팀은 MEDLINE, Cochrane Library 등 의학 관련 전산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에피디올렉스의 혜택 및 위험을 평가한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했다. 모든 연구는 약물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4가지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19가지 비무작위 연구가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 편향성(bias)은 모든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적었던 반면 비무작위 연구는 컸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희귀 뇌전증인 드라벳증후군 또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환자 총 550명을 대상으로 에피디올렉스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했다. 전체 환자군은 에피디올렉스 1일 5~20mg/kg 복용군(에피디올렉스군) 또는 위약군에 무작위 분류돼 14주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무발작에 도달한 환자 비율로 정의했다. 2차 종료점은 전체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 삶의 질, 수면, 중첩발작(status epilepticus), 사망, 위장관 이상반응 발생 그리고 응급실 방문 등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한 달 동안 경험한 발작 빈도(중앙값)는 에피디올렉스군이 위약군보다 19.8% 적었다(95% CI -27.0~-12.6).

이와 함께 전체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에피디올렉스군 50%, 위약군 21%로, 에피디올렉스군에서 전체 발작 빈도가 절반 이상 감소한 이들이 위약군보다 1.76배 많았다(relative risk[RR] 1.76; 95% CI 1.07~2.88).

다만 1차 종료점 발생률은 에피디올렉스군과 위약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무발작에 도달한 환자를 확인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한 건으로, 결과에 의하면 무발작에 도달한 드라벳증후군 환자는 에피디올렉스군 61명 중 3명이었지만 위약군(59명)은 단 한 명도 없었다(N Engl J Med 2017;376:2011~2020).

에피디올렉스군과 위약군의 1차 종료점 발생률 차이는 5%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risk difference=5%; RR 6.77; 95% CI 0.36~128.38).

아울러 삶의 질(mean difference=0.6; 95% CI -2.6~3.9) 및 수면 장애 발생률(mean difference -0.3; 95% CI -0.8~0.2) 역시 두 군이 유사했다.

위장관 이상반응으로서 설사 위험은 에피디올렉스군이 위약군보다 2.25배 높았으나(RR 2.25; 95% CI 1.38~3.68), 구토 위험은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RR 1.00; 95% CI 0.51-1.96). 사망 및 중첩발작은 드물게 보고됐다.

Elliott 교수는 "발작 빈도 감소는 소아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번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무발작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약물 난치성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이들에게는 발작 빈도를 줄이고 중첩발작을 피하는 게 현실적인 치료 목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칸나비디올 성분 치료제에만 제한된 것"이라며 "모든 대마 성분 제품이 이 같은 혜택이 있다고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pilepsia 12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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