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18] CAMELLIA-TIMI 61,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MACE 발생률 위약과 차이 없어

로카세린(제품명 벨빅)이 심혈관에 안전한 비만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심혈관질환을 동반했거나 고위험군인 비만한 환자는 로카세린을 복용하더라도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카세린은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의 체중 감량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여 지난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 지난해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심혈관에도 안전한 치료제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아, FDA는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시판후 조사(PMS)를 요구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로카세린이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심혈관에도 안전하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향후 비만치료제 처방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CAMELLIA-TIMI 61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는 2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8)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 8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8곳 국가서 과체중·비만한 환자 1만 2000명 참여

▲ 비만치료제 '로카세린(제품명 벨빅)'.

이번 연구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 1만 2000명이 포함된 대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총 8곳 국가의 473곳 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했거나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가 모집됐다. 

체질량지수(BMI)가 27kg/㎡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BMI 중앙값은 35kg/㎡였다. 추적관찰(중앙값)은 3.3년간 이뤄졌다. 동반질환은 고지혈증이 93.6%로 가장 많았고, 고혈압 90.4%, 당뇨병 56.8%, 만성콩팥병 19%였다.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는 74.7%로 조사됐다. 

이들은 로카세린 1일 2회 10mg 복용군(로카세린군) 또는 위약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전체 환자군은 치료와 함께 체중 관리를 위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다. 

안전성에 대한 1차 평가변수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MACE로 정의했다. 이 결과에서 로카세린군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면, MACE에 더해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 관상동맥 재개통술 등을 모두 확인해 치료에 대한 우월성을 검증했다. 아울러 2차 평가변수로서 등록 당시 당뇨병 전단계라면 치료 후 당뇨병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했다. 

MACE 발생률, 로카세린군과 위약군 '대등'

최종 결과 연구 종료 당시 1차 평가변수 발생률은 로카세린군이 6.1%로, 위약군 6.2%와 비교해 비열등했다(HR 0.99; 95% CI 0.85~1.14; P<0.001 for noninferiority). MACE와 함께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 관상동맥 재개통술 등을 모두 평가한 결과 역시, 로카세린군 11.8%, 위약군 12.1%로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HR 0.97; 95% CI CI 0.87~1.07; P=0.55).

등록 당시 당뇨병 전단계였던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가 치료 후 새롭게 당뇨병을 진단받을 위험은 로카세린군이 위약군보다 19% 더 낮았다(8.5% vs 10.3%; HR 0.81; 95% CI 0.66~0.99).

다만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이유가 체중 감량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치료제 영향 때문인지는 이번 연구에서 알 수 없었다. 구체적 원인을 분석한 결과는 10월에 열릴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카세린군은 위약군보다 △수축기/이완기혈압 0.9/0.8mmHg △분당 심장박동수 1회 △LDL-콜레스테롤 1.2mg/dL △중성지방 11.7mg/dL △비HDL-콜레스테롤 2.6mmHg △당화혈색소 0.3% 감소했다.

아울러 등록 당시 대비 치료 시작 후 1년째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군은 로카세린군이 38.7%로, 위약군 17.4%보다 20%p 더 많았다(OR 3.01; 95% CI 2.74~3.30; P<0.001). 1년째 평균 체중 감량 정도는 로카세린군이 4.2kg, 위약군이 1.4kg이었고, 이 같은 차이는 추적관찰 동안 유의미했다. 

로카세린군에서 확인된 이상반응은 어지러움, 피로, 두통, 설사, 구역 등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저혈당증 발생률은 로카세린군 3.9%, 위약군 3.4%로 두 군이 비슷했다. 그러나 심각한 저혈당증이 발생한 환자군은 로카세린군 13명, 위약군 4명으로, 로카세린군에서 더 많이 보고됐다. 

연구팀 "임상에서 로카세린 처방 증가 기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임상에서 로카세린의 처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Erin A. Bohula 박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는 로카세린을 복용하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하지 않았다. 엄격한 연구 디자인을 통해 비만치료제가 심혈관에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로카세린 치료를 받는다면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없이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량할 수 있다. 향후 임상에서 많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로카세린을 처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터프츠의대 Julie R. Ingelfing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는 체중 감량이 장기간 유지되도록 로카세린을 수년간 복용해야 할 수도 있어 치료제의 장기간 심혈관 안전성을 본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다만 이번 결과가 임상에서 로카세린 처방에 영향을 미칠지는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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