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77차 학술대회 기자간담에서 지적
의료사태 후 첫 학술대회···"전공의 교육 정상화 원년 삼을 것"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9월 복귀한 전공의의 내년 2월 전문의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두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정부는 최근 의료계를 대상으로 9월 초 복귀한 전공의와 인턴이 미리 전문의 시험을 보거나 레지던트에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 바 있다.
9월 복귀한 마지막 연차 전공의의 경우 현재로서는 내년 9월 전공의 과정을 마치더라도 이듬해 2월 전문의 시험까지 6개월의 공백기간이 생기는 만큼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대한비뇨의학회가 즉각 반발했다. 학회의 수련시스템을 폄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학회 서성일 회장(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은 23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77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의 시험을 응시하기 위한 자격 조건도 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수련 기간도 필요하다"며 "전문의 자격 시험을 먼저 치른 이후에 수련을 이어간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질타했다.
학회 박현주 수련이사(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도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내실있는 수련과 근로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의 사명은 행정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의 배출이 아닌, 제대로 교육받은 전공의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법 개정안을 두고도 전공의 근무 환경과 여성 전공의를 포함한 모성권 보장을 위한 방향성에는 적극 동의했다. 전공의가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의료계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건강권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취지다.
다만, 개정안에 제시된 주 60시간 근무, 연속근무 24시간 상한제 등에는 우려를 표했다. 전문의로서 충분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임상 경험과 충분한 수련 시간이 필요하며, 이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다.
박 수련이사는 "근무시간 단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필수 역량 확보를 위한 유연한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교육 목표와 의료 현장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학회, 올해 '전공의 교육 원년' 삼아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1년 6개월간의 의료공백 이후 처음 개최되는 만큼 학회는 '전공의 교육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수련환경 개선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학술대회는 전공의 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특히 'KUA 2025 전공의 초음파 실습교육'과 'Lessons in Urology-AUA Review Course' 등 임상 실습 중심의 교육을 강화했다.
박 수련이사는 "학회는 올해를 전공의 교육 정상화를 향한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전공의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학회 차원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는 △수련 커리큘럼 개편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 △여성 전공의 지원책 확대 등을 포함해 중장기 수련환경 개선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