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건보공단-의협 2차 수가협상 진행
의협, 세 가지 근거 대며 10% 인상 요구
건보공단, 선결조건은 28일에 전달…의협, 3차 협상장에 나올 듯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2025년도 환산지수 수가협상에서 10% 인상률을 요구했다. 또, 환산지수 차등 적용 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3일 당산 스마트워크에서 의협과 2차 수가협상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의협과 건보공단은 회의 시작부터 선결조건으로 약 45분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의협은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건보공단은 법률상 재정소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수가협상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불균형한 수가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환산지수를 세분화하거나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낮은 행위 수가를 인상하는 방향을 적용하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가 '논의'라는 말로 애매하게 표현했으나, 재정소위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 2차 협상장에서 확답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다른 요구사항인 실시간 생중계는 의협이 준비한 자료를 발표할 때만 진행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단, 생중계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건보공단은 의협의 요구나 질의에 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의협, 인상률 '10%' 요구…원가보전률·1차의료·건보재정 근거 제시
이후 의협은 준비한 자료를 공개하며 10% 인상률을 요구했다. 의협은 총 세 가지 측면의 근거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원가 보전 측면이다. 현재 기본 진찰료 비중이 높은 의원급의 원가 보상률은 80% 수준이며, 원가를 보전하려면 약 25%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1차 의료 강화 측면이다. 2000년 초반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는데, 최근에는 20%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이유다.
의협 수가협상단 강창원 위원은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과 전달체계 왜곡 등으로 병원급 진료비 점유율이 50%에 이르면서 1차 의료가 붕괴하고 있다"면서 "의원급 의료기관 점유율을 30%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3년간 매년 14.4%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은 건강보험 재정 측면이다. 국고지원 미지급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보재정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 밴딩 규모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결조건은 28일 재논의…3차 협상장에는 모습 드러낼 듯
의협이 요구한 선결조건은 오는 28일에 열리는 재정소위 2차 회의에서 다시 논의 될 예정이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재정과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에 대한 답변을 오는 28일까지 달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성호 협상단장은 "절차적 문제로 오늘 최종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재정소위 2차 회의에서 논의해 답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재정소위와 3자 간담회를 진행한 후 의협도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일단 의협도 3차 수가협상장에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3차 수가협상은 오는 31일 진행되며, 보통 협상은 다음 날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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