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MOUNT-4 무작위 연구, 젭바운드 치료 후 지속군 vs 중단군 체중 비교
36주 치료 시 체중 20.9%↓…52주 동안 치료 중단하면 체중 1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일라이 릴리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는 체중을 20% 이상 줄이는 등 비만대사수술과 맞먹을 정도의 효과를 보이며 비만치료의 게임체인저라 불린다. 

하지만 젭바운드 치료로 체중이 크게 줄었을지라도 중단하면 이러한 효과는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SURMOUNT-4 무작위 철회 임상3상 결과, 36주 동안 젭바운드를 투약하면 체중이 줄었으나 이후 52주간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재증가했다. 반면 젭바운드 치료를 중단하지 않으면 감량된 체중이 유지됐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체중 조절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체중 재증가를 막으면서 체중 조절 및 심장대사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젭바운드 투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JAMA 12월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감량 체중 80% 이상 유지율, 지속군 89.5% vs 중단군 16.6%

GLP-1 수용체 작용제, 날트렉손/부프로피온,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등 비만치료제는 성분과 관계없이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고 일관되게 보고된다. 

젭바운드는 치료를 지속 또는 중단했을 때 초기에 조절된 체중이 유지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SURMOUNT-4 무작위 철회 임상3상은 식이요법 및 운동을 하며 젭바운드를 지속 투여 또는 중단하는 것이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연구는 오픈라벨로 36주 도입기간(lead-in period)을 가진 이후 무작위 배정하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4개국 70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 또는 BMI 27kg/㎡ 이상이면서 당뇨병을 제외한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는 과체중 성인 738명이 도입기간을 가졌다. 이들은 젭바운드 최대내약용량 10mg 또는 15mg을 매주 1회 피하주사했다.

이들 중 670명이 36주 차에 젭바운드 지속치료군(지속군, 335명)과 위약으로 변경군(중단군, 335명)에 1:1 무작위 배정돼 52주 동안 치료받았다. 평균 나이는 48세였고 여성은 약 71%를 차지했으며 평균 체중은 107.3kg이었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배정이 이뤄진 36주부터 88주까지 평균 체중 변화율로 정의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각 군의 88주째 체중이 도입기간 감량한 체중의 최소 80% 이상 유지된 비율로 설정했다.

36주 도입기간 전체 환자군의 평균 체중은 20.9% 감소했다. 그러나 무작위 배정 이후 52주 동안 평균 체중은 젭바운드 지속군과 중단군 간 차이가 나타났다. 

무작위 배정이 시행된 36주 대비 88주째 평균 체중은 젭바운드 지속군이 5.5% 더 줄었지만 중단군은 14.0% 증가했다. 두 군 간 차이는 19.4%p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95% CI -21.2~-17.7; P<0.001).

88주째 체중이 도입기간 감량한 체중의 최소 80% 이상 유지된 비율은 젭바운드 지속군이 89.5%였으나 중단군은 16.6%에 그쳤다(P<0.001).

연구 시작 당시부터 88주까지 전체 평균 체중 감소율은 젭바운드 지속군 25.3%, 중단군 9.9%로 조사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도~중등도 위장관계 사건이었고, 젭바운드 지속군이 중단군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웨일 코넬 의대 Louis Aronne 교수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은 젭바운드 투약 이후 중단하면 감량된 체중이 상당히 재증가했다. 반면 치료를 지속하면 초기 체중 감량 효과가 유지됐을 뿐만 아니라 더 크게 조절됐다"며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마찬가지로 계속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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