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마리타이드' 임상1상, 고용량 투약 시 85일 동안 체중 14.5% 감소
마지막 주사 이후 150일째 체중 11.2% 감소 유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한 달에 한 번만 주사해도 체중을 줄일 수 있는 비만치료제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암젠이 개발 중인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물질 마리타이드(MariTide, AMG133, 마리드바트 카프라글루타이드)는 사람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1상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안전하게 장기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 인슐린저항성·당뇨·심혈관질환 컨퍼런스(WCIRDC)에서 발표된 데 이어 구체적인 결과가 Nature Metabolism 2월 5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됐다.

마리타이드, GIP·GLP-1 수용체 작용제 결합한 이중 특이성 분자

마리타이드는 이중 특이성 GIP 수용체(GIPR) 작용제 및 GLP-1 수용체 작용제 신약이다. 항체-펩타이드 접합제로, 완전 인간화 단일클론 GIPR-항체(Ab)가 아미노산 링커를 사용해 E384C 위치에서 GLP-1 유사체 작용제 펩타이드에 특이적으로 접합돼 항체 분자당 2개의 GLP-1 작용제 펩타이드가 결합하는 구조다.

마리타이드 임상1상은 전임상 비만 모델에서 항GIPR 단일클론항체와 GLP-1 수용체 작용제 조합이 두 가지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뤄졌다. 

임상1상은 비만한 성인을 대상으로 마리타이드 단일용량상승 및 다중용량상승 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등을 평가하고자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로 진행됐다. 1차 목표점은 안전성과 내약성으로, 2차 목표점은 약동학 및 면역원성으로 정의했다. 체중을 포함한 약력학 바이오마커는 탐색적 목표점으로 설정했다.

총 49명의 비만한 성인이 7개의 단일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 등록됐다. 전체 참가자는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고자 마리타이드 단일용량 21mg에서 시작해 최대 840mg까지 점차 고용량을 투약하는 군(37명)과 위약군(12명)에 무작위 배정돼 최대 150일 동안 추적관찰됐다.

나이는 45.5~53.8세였고 체질량지수(BMI)는 32.5~34.8kg/㎡였다. 당뇨병 병력은 없었고 당화혈색소 수치는 5.4~5.6%로 파악됐다.

다중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 모집된 비만한 성인 총 26명은 마리타이드 140mg군(6명), 280mg군(6명), 420mg군(8명)과 위약군(6명)에 무작위 배정돼 207일까지 추적관찰됐다. 이들은 4주 간격으로 마리타이드 또는 위약을 투약, 1, 29, 57일에 약제를 총 3번 피하주사했다.

나이는 40.3~51.6세였고, BMI는 32.5~34.2kg/㎡였다. 당뇨병 병력은 없었고 당화혈색소는 5.5~5.6%였다.

경도 위장관계 사건 가장 흔하게 보고

안전성 평가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사건이었다. 메스꺼움과 구토가 일반적으로 보고됐다. 다만 증상은 경미했고 마리타이드 투약 48시간 이내에 해결됐다. 

단일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서 중등도 위장관계 사건을 보고한 마리타이드 140mg군 1명과 간 효소 수치 상승을 포함해 코로나19(COVID-19) 감염과 연관된 중등도 이상반응이 확인된 마리타이드 280mg군 1명을 제외하고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도 수준이었다.

다중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서 마리타이드 140mg군과 280mg군 그리고 위약군 모두 모든 치료 스케줄을 완료했다.

하지만 마리타이드 420mg군 8명 중 4명만 정해진 투약 스케줄을 마쳤고, 4명은 경도 위장관계 이상반응을 보여 치료를 중단했다. 

마리타이드 3회 투약 이후 70일까지 체중 감소 효과 유지

효능 분석 결과, 마리타이드 치료 이후 등록 당시 대비 평균 체중과 BMI 그리고 허리둘레가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했다.

마리타이드 21mg 투약 시 등록 당시 대비 평균 체중은 6일째 1.6%, 29일째 2.4% 줄었다. 최고 용량인 840mg을 투약하면 체중이 6일째 2.8%, 92일째 9.2% 줄어, 마리타이드 단회 투여만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장기간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비교해 위약군 체중은 6일째 0.5% 감소한 이후 29일째 0.2%, 92일째 1.7% 증가했다. 반면 마리타이드 21mg 이상 용량을 투약하면  체중 감량 효과가 120일까지 유지됐다.

다중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서 마리타이드 140mg군의 체중은 7일째 2.0% 감소하고 78일째 7.4% 줄었다. 가장 고용량인 마리타이드 420mg군의 체중은 7일째 4.9%, 85일째 14.5%로 크게 감소했다. 이와 비교해 위약군 체중은 7일째 0.04%, 85일째 1.5% 증가했다. 

세 가지 용량의 마리타이드 치료군은 3회 용량 투약 이후 체중 감소 효과가 70일까지 유지됐다. 또 마리타이드 420mg군은 마지막 투약 이후에도 150일까지 체중이 11.2% 줄어 체중 조절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BMI도 체중과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반감기 길어 투여 빈도 줄일 수 있어
임상2상 진행 중… 올해 말 탑라인 발표 예상

마리타이드는 현재 임상에 도입된 비슷한 계열 약제보다 반감기가 길어 투여 간격을 연장시킬 수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에서 확인된 마리타이드의 평균 반감기는 14~24일이다. 또 이번 임상1상의 다중용량상승시험 코호트에서 4주 간격으로 약제를 피하주사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현재 임상에 도입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등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젭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 등 GLP-1/GIP 이중 수용체 작용제는 주 1회 투여해 체중을 조절한다. 이들 약제는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고 보고된다. 이를 고려하면 마리타이드는 투여 빈도를 줄여 환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체중 조절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리타이드 임상2상은 현재 진행 중으로 탑라인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2상은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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