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4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체지방량 및 분포 확인 위해 허리둘레·허리:엉덩이둘레 비율 등 평가 주문
심부전·말초동맥질환·1형 당뇨병 등 선별검사 권고안 개정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당뇨병학회(ADA)가 2형 당뇨병 환자의 비만 관리를 위한 치료제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와 GIP/GLP-1 이중 작용제에 무게를 실었다.

2형 당뇨병 환자는 두 치료제로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ADA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2024년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을 Diabetes Care 12월 1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국심장학회와 미국골대사학회 그리고 미국비만학회 승인을 받았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할 권고안은 비만 진단기준인 체질량지수(BMI)에 더해 허리둘레,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HR) 등 인체측정법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비만 평가를 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아울러 심부전, 말초동맥질환, 1형 당뇨병 등 선별검사 권고안도 업데이트했다. 

2형 당뇨병 환자 '체중 관리' 중요성 강조

ADA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전반적 치료에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2형 당뇨병 예방 및 치료 권고안에 변화를 줬다.

먼저 비만 진단 시 BMI에 더해 허리둘레, WHR 그리고 허리둘레:키 비율(WHtR) 등 인체측정법 결과를 통합해 체지방량 및 분포에 대한 개별화된 평가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2형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인 체중 관리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체중 감량 효과가 큰 GLP-1 제제 또는 GIP/GLP-1 이중 작용제 등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안을 추가했다. 아울러 행동치료, 약물치료, 수술 등을 통한 비만 관리는 개별화하도록 명시했다.

이어 비만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의 장기 혜택 근거가 쌓여 이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변화가 적절하지 않다면 추가 체중 감량을 위한 개입을 고려하도록 했다.

심부전 증상 없는 당뇨병 고위험군…광범위한 검사 필요
발목상완지수 검사로 말초동맥질환 선별해야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 관리를 위한 선별검사 권고안을 업데이트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먼저 심부전 선별검사 권고안을 추가했다. 2형 당뇨병 환자는 심부전 위험이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심부전의 증상성 단계로의 진행을 막고 예방하기 위해 2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나트륨이뇨펩타이드 수치를 측정해 무증상 심부전을 선별하도록 했다. 

ADA 최고의학책임자인 Robert Gabbay 박사는 "심부전 선별검사 권고안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심부전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선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 평가 및 심장초음파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심부전 증상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 상당수가 고위험군이기에, 이번 권고안은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심부전 선별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출률 감소 또는 보존 심부전 동반 2형 당뇨병 환자는 심부전 악화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추고자 SGLT-2 억제제 또는 소타글리플로진 등 SGLT-1/2 억제제 치료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말초동맥질환 선별검사 권고안도 업데이트했다.

말초동맥질환은 당뇨병 환자에게 치명적이지만 무증상이 많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말초동맥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검사가 중요하다는 게 ADA 판단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50세 이상이고 어떤 부위에서든 미세혈관질환이 있으며 발 합병증 또는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기관손상이 있는 무증상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발목상완지수 검사를 이용해 말초동맥질환을 선별하도록 강하게 권고했다. 당뇨병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인 환자도 말초동맥질환 선별검사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1형 당뇨병과 표현형 겹치는 2형 구분 위해

'췌도 자가항체 검사' 고려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형 당뇨병과 표현형이 겹치는 2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췌도 자가항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추가했다.

겹치는 표현형 위험요인은 진단 시 어린 나이,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케톤산증, 짧은 인슐린 치료기간 등이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새로 진단된 1형 당뇨병 추정 성인에서 2형 당뇨병을 구분하는 순서도가 그림으로 정리돼 담겼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1형 당뇨병 발생을 지연시키는 약물인 테플리주맙(제품명 티지엘드)를 허가함에 따라 1형 당뇨병 진단 기준을 개선하고자 권고안을 업데이트했다.

먼저 무증상 1형 당뇨병의 증상 발현 전단계에 대한 선별검사는 인슐린, 베타세포 파괴를 나타내는 면역표지자인 GAD, IA-2(islet antigen 2), 아연 수송체인 ZnT8 등에 대한 자가항체를 검출해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여러 개의 췌도 자가항체는 당뇨병 위험요인이며, 혈당기능조절장애 검사로 단기 위험을 추가 예측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췌도 자가항체가 여러 개 확인되면 추가 평가를 위해 전문센터에 의뢰하거나 당뇨병 발생을 잠재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허가받은 약물 치료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정기적인 뼈 건강 평가 및 치료 권고
MASLD로 명칭 변경 없이 NAFLD·NASH 용어 유지

동반질환 평가 섹션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뼈 건강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치료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업데이트했다. 

고령 당뇨병 환자는 위험요인 및 동반질환에 따라 골절 위험을 평가해야 하며, 고위험 고령자뿐 아니라 위험요인이 있는 젊은 당뇨병 환자도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EXA)을 이용해 골밀도를 2~3년 주기로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또 의료진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제 선택 시 뼈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야 하며, 골절 고위험군은 뼈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골밀도 T-점수가 -2.0 이하로 골밀도가 낮거나 취약성 골절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는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를 고려하도록 했다. 아울러 일반적 그리고 당뇨병 관련 골절 위험요인을 추가해 표로 정리했다.

간질환은 다른 전문 학회 가이드라인과 일치하는 선별검사 및 관리 권고안을 담았다. 최근 학계에서 대사이상관련지방성간질환(MASLD) 명칭 변경이 제기됐고, 미국, 유럽 등 간학회가 이를 반영해 명칭 및 정의를 새롭게 정한 바 있다. 이에 관련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과 비알코올 지방간염(NASH) 등 용어를 유지했다. 

이어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당뇨병과 비만이라는 점에서, 일차 의료기관 및 당뇨병센터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NAFLD와 NASH 선별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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