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 19~21일 개최
췌장암 발생 시 치명적…위험요인 관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
국내 연구 결과, 대사증후군 호전되면 췌장암 발생 위험 감소

▲19~2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는 췌장암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대해 논의하는 대한당뇨병학회(KDA)-대한소화기암연구학회(KSGCR) 공동 세션이 진행됐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Mark A. Gromski 교수는 'Obesity and diabetes as two intersecting risk factors for pancreas cancer'을 주제로 발표했다. 
▲19~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는 췌장암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대해 논의하는 대한당뇨병학회(KDA)-대한소화기암연구학회(KSGCR) 공동 세션이 진행됐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Mark A. Gromski 교수는 'Obesity and diabetes as two intersecting risk factors for pancreas cancer'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을 줄이고 혈당을 조절하는 등 대사증후군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췌장암은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암이지만,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인 대사증후군을 관리함으로써 췌장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19~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ICDM 2023)에서는 췌장암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대해 논의하는 대한당뇨병학회(KDA)-대한소화기암연구학회(KSGCR) 공동 세션이 진행됐다. 

암 치료 발전에도 췌장암 사망률 높아…위험요인 개선 중요

▲미국 인디애나대학 Mark A. Gromski 교수.
▲미국 인디애나대학 Mark A. Gromski 교수.

의학 발전으로 과거와 비교해 암 치료가 발전하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췌장암도 이전보다 생존율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대다수가 사망에 이르기에 질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Mark A. Gromski 교수는 "췌장암 치료 연구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약 90%는 여전히 사망 선고를 받는다"며 "결국 췌장암을 관리하기 위해 위험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췌장암의 수정 가능한 대표적 위험요인은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은 △높은 혈압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저HLD-콜레스테롤혈증 △혈당장애 등 5가지 항목 중 3가지를 동시에 지닌 상태를 의미한다. 예방 가능하고 관리를 통해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인 상태다.

대사증후군 구성요인인 비만,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등이 있는 성인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국내 연구에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약 740만명을 11.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비만, 당뇨병 그리고 흡연 등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Br J Cancer 2022;127(3):549~557).

구체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28kg/㎡ 이상이면 정상 BMI인 이들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1.16배 유의하게 높았다(HR 1.16; 95% CI 1.11~1.23). 또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인 이들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1.48배(HR 1.48; 95% CI 1.43~1.53), 흡연자는 한 번도 흡연하지 않은 이들보다 1.43배(HR 1.43; 95% CI 1.38~1.4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과 췌장암 발생 간 잠재적 메커니즘은 △인슐린 저항성 △만성 저등급 염증 △장내 세균총 변화 등이 꼽힌다. 그러나 명확한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서는 근거가 더 쌓여야 한다.

Gromski 교수는 "기초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고인슐린혈증을 유발하고 IGF-1을 증가시켜 췌장암 세포에서 인슐린/IGF-1 수용체가 많이 발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비만과 당뇨병이 만성 전신 염증을 유발해  췌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만성 염증 환경은 췌장 성상 세포(PaSC)를 활성화시키고, 자가포식 과정 및 장내 세균총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즉, 췌장암 발생 위험이 나타나는 경로는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 있어도 관리하면 췌장암 위험 낮출 수 있어

국내외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은 췌장암의 위험요인으로 확인됐지만,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는 'Changes in metabolic syndrome status are associated with altered risk of pancreatic cancer: a nationwide cohort study'을 주제로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는 'Changes in metabolic syndrome status are associated with altered risk of pancreatic cancer: a nationwide cohort study'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사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사증후군과 췌장암의 연관성을 본 이전 연구들은 한 시점에서만 평가했다는 한계가 있다. 또 연구 규모가 작고 연구마다 대사증후군 정의도 다르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은 국내 빅데이터를 토대로 대사증후군 변화에 따른 췌장암 발생 위험을 조사해, 대사증후군 관리로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2009~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2년 주기로 건강검진을 2회 연속 받고 2017년까지 추적관찰된 암이 없는 성인 820만 3492명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전체 참가자는 대사증후군 상태에 따라 △계속 없는 군(대조군) △있었으나 호전된 군(호전군) △없었으나 새로 진단된 군(발생군) △계속 진행된 군(진행군) 등 네 개 군으로 분류됐다. 추적관찰 중앙값 5.1년 동안 8010명이 췌장암을 진단받았다.

잠재적 교란요인을 보정해 대조군 대비 췌장암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진행군이 1.30배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HR 1.30; 95% CI 1.23~1.37). 이어 발생군이 1.17배(HR 1.17; 95% CI 1.09~1.25), 호전군이 1.12배(HR 1.12; 95% CI 1.04~1.21)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결과는 호전군과 지속군의 췌장암 발생 위험 차이다. 두 군은 첫 건강검진 시 대사증후군이 확인됐을지라도, 관리를 통해 2년 후 대사증후군에 해당하지 않은 호전군은 지속군보다 유의하게 췌장암 발생 위험이 낮았던 것(P<0.001). 이는 대사증후군을 관리하고자 노력하면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홍정용 교수.

아울러 대사증후군 성인이 허리둘레, 공복혈당, HDL-콜레스테롤, 혈압 등을 관리해 2년 후 호전된다면 조절되지 않은 성인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홍 교수는 "암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사증후군이 수정 가능한 췌장암 위험요인으로, 대사증후군이 있을지라도 이를 호전시키고자 노력하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수정 가능한 암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연구가 중요하며, 이에 대한 대중 인식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romski 교수는 "흡연, 비만, 당뇨병 등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해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며 "위험요인을 조절하는 데 전통적인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당뇨병과 비만 치료 효과를 보인 새로운 약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췌장암은 사회적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해야 하며 사람들이 좋은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췌장암 발견과 치료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도 계속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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