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구팀, DNA 메틸화 마커 이용한 간암 검사법 제시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 조은주 교수(이상 소화기내과), 연세대학교 김영준 교수(생화학교실)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종, 병기, 간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간암을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감시검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은 유수종, 조은주 교수(소화기내과)와 연세대학교 김영준 교수(생화학교실) 공동연구팀이 간암에서만 나타나는 메틸화 마커를 정량 분석하는 검사법을 설계하고 검사 정확도를 측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감시검사는 고위험군이 보유한 다양한 간 질환과 실제 간암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또 간암은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인종마다 양상이 달라 기존 검사 방법으로는 발생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공동연구팀은 간암 환자를 비롯해 간암 고위험군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감시 검사법을 찾기 위해 간암에서 나타나는 ‘DNA 메틸화 마커’에 주목했다. 

DNA 메틸화 마커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 현상의 일종으로 암진단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

다양한 인종과 병기로 구성된 간암 환자를 코호트 분석한 결과, 2가지 DNA(RNF135, LDHB)의 메틸화 수준이 특이적으로 높았다.

공동연구팀은 해당 DNA들의 메틸화 수준을 점수화하는 검사법을 설계했다. 검사는 소량의 유전자로도 신속하게 질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PCR 기법을 활용해 편의도를 높였다.

이 검사법을 활용해 일반인 202명, 간암 위험군 211명, 초기 간암환자 170명, 말기 간암환자 143명 등 총 726개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57%의 민감도로 간암 양성을 판별했다. 이는 혈중 알파태아단백 농도를 측정하는 기존 혈액검사 민감도(45%)보다 높았다.

또 혈액검사에서 메틸화 수준과 알파태아단백 농도를 함께 확인한 결과 10명 중 7명꼴로 간암 양성을 정확하게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검사법이 간암 진행에 따라 DNA 양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간암 성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환자마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또 기존 검사법의 임상 정확도를 보완하고 인종과 병기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간암 진단에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유수종 교수는 “간암 고위험군에서 간암 발생 여부를 간편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해 뜻깊다”고 말했다.

연세대 생화학교실 김영준 교수는 “후속 연구로 환자의 임상 데이터와 혈액 내 메틸화 마커의 미세한 양 변화 등을 고려한 AI 기반 간암 발생 위험도 모델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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