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팩트시트 2023 공개
국내 고혈압 인구, 20세 이상 28%·30세 이상 33%…총 1230만명 추정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유병자, 혈압 분포 변화 첫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고혈압 조절률은 과거보다 향상됐지만 여전히 항고혈압제를 적절하게 복용하지 않아 혈압이 높은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환자가 4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고혈압 팩트시트 2023(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3)'을 3~4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HYPERTENSION SEOUL 2023)에서 공개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회장 김현창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1998~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및 2002~2021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혈압 및 고혈압 규모, 고혈압 관리 수준, 특수집단의 고혈압 현황 등으로 구성됐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28%, 30세 이상 성인 33%가 고혈압에 해당돼 약 1230만명이 고혈압 인구로 추정됐다. 이 중 고혈압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50만명, 치료를 꾸준히 받는 사람은 780만명이었다.
고혈압 유병자 중 인지율은 74.1%, 치료율은 70.3%, 조절률은 56.0%로 나타났다. 고혈압 조절률은 과거보다 많이 향상됐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학회 임상현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1998년에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2.4%만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혈압이 조절됐다"며 "그러나 2019~2021년인 최근에는 그 수치가 28.6%로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치료자 중 60%가 이제 이상 병합요법으로 치료받고 있었다. 전체 고혈압 치료자의 75%가 안지오텐신차단제, 62%가 칼슘통로차단제, 23%가 이뇨제, 15%가 베타차단제를 처방받고 있었다.
동반질환에 따라서는, 고혈압 치료자 중 67%가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에 대해 동반치료를 받고 있었다. 고혈압 단독치료보다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동반 치료자에서 2제 이상 병합요법 분율이 더 높았다.
특수집단에 따라 보면, 65세 및 80세 이상 고령자 혈압 조절은 2015년까지 개선되다 이후 추세가 둔화됐다. 동반질환에 따라서는 당뇨병 및 비만 유병자의 혈압 조절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유병자의 혈압 조절은 2015년까지 개선됐으나 이후 다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들의 혈압 분포 변화를 처음으로 파악했다.
그 결과,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 혈압조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고혈압 환자의 치료율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회 김현창 회장은 "아직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이 47.6%나 된다"며 "이는 적극적 혈압조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항고혈압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 혈압이 높은 사람이 400만명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피력했다.